이 기사는 03월 04일 18:4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무·회계 플랫폼 '삼쩜삼'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비스앤빌런즈가 코스닥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 시장위원회 재심사를 받기로 결정했다. 한국거래소 상장위원회로부터 미승인 통보를 받은 지 한 달 만이다.
4일 자비스앤빌런즈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자비스앤빌런즈는 지난주 한국거래소에 시장위원회 재심을 받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지난달 1일 거래소 상장위원회가 상장 예비 심사 미승인 판정을 내린 지 약 한 달 만이다.
한국거래소는 조만간 시장위원회 일정을 잡아 자비스앤빌런즈의 상장 예비 심사 결과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자비스앤빌런즈 관계자는 “주주사 등과 논의를 거쳐 시장위원회 재심을 받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현재 시장위원회에 제출할 의견서 등을 어떻게 준비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재심 과정에서 자비스앤빌런즈는 거래소의 미승인 사유에 대해 소상히 해명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상장위원회는 한국세무사회와의 법적 분쟁 및 국세청의 환급 서비스 확대 등에 따른 불확실한 사업 지속성, 공모자금 사용처의 불명확성 등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비스앤빌런즈에 지분을 투자한 주주사들 역시 대다수가 자비스앤빌런즈의 결정을 지지했다는 후문이다. 적지 않은 주주사가 다른 전문직 플랫폼에도 투자한 만큼 거래소의 최종 판단까지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상장위원회에서 미승인 판정을 받으면 코스닥 시장위원회 재심사를 받지 않고 상장을 자진 철회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동안 시장위원회에서 결과가 바뀌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데다 굳이 미승인 꼬리표가 달릴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2016년 툴젠을 비롯해 디앤디파마텍, 지씨티세미컨덕터 등이 상장위원회에서 미승인 결정을 받은 뒤 시장위원회 재심을 받았지만, 모두 미승인으로 결론은 같았다.
그동안 상장위원회에서 미승인 판정을 받은 뒤 시장위원회에서 결과가 뒤집힌 건 2022년 신약 개발사 에이프릴바이오와 올해 1월 클라우드 컴퓨팅 및 디지털전환(DT) 전문기업 이노그리드 등 2건에 불과하다.
한국거래소 시장위원회는 외부 전문위원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4명은 소위원회인 상장위원회에도 참석한다. 거래소 심사의 일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다. 상장위원회와 시장위원회의 시각 차이가 그동안 크지 않았던 이유로 꼽힌다.
IB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거래소의 눈치를 보느라 자진 철회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시장위원회 단계에서 결과가 바뀌는 사례가 하나둘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다소 바뀌었다"며 "또 한 번 결과가 뒤집히면 이런 분위기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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