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날 공시에서 공급 금액, 기간, 제품명 등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미국 자동차 기업의 요청에 따라 공급할 예정”이라고만 했다. 이런 ‘깜깜이 공시’를 내도록 요구하는 기업은 자동차업체 중 테슬라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기존 관행인 ‘최소 보증물량’을 내걸지 않고 계약한다”며 “필요한 만큼만 구매해 재고 부담을 지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테슬라가 배터리를 더 많이 만들수록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납품량도 증가하는 구조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해부터 테슬라와 공급 계약에 관한 세부사항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구체는 양극재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소재로, 양극재 제조 원가의 최대 70%를 차지한다. 원자재를 배합하는 중간재여서 광산 기업이 많은 중국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테슬라가 이번에 공급 계약을 맺은 건 미국 IRA의 해외우려단체(FEOC) 규제를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FEOC가 생산한 배터리 원자재, 부품을 장착한 전기차엔 보조금을 주지 않는데 중국 전구체가 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날 전구체 제조설비, 황산메탈 제련설비 등을 건설하기 위해 9673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