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이 회장의 행보에 대해 전자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에 본격 뛰어들 것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연내 볼리를 출시할 계획이다. 축구공 크기의 노란색 원형 로봇인 볼리는 지속적으로 사용자의 패턴을 학습해 진화한다. 생성형 AI가 로봇 최초로 적용됐다. 반려동물처럼 집 안에서 사람을 쫓아다니며, 집 안 환경과 주변 기기를 인식하는 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2020년 CES에서 볼리를 처음 공개한 이후 상용화를 준비해왔다.
삼성전자는 볼리 외에도 사람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 ‘봇핏’의 생산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봇핏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최근 봇핏의 예상 물량을 협력사들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생산 물량은 최대 10만 대 수준이다.
삼성은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삼성의 글로벌 리서치 조직인 삼성리서치는 ‘삼성 로봇 플랫폼(SRP)’을 구축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월 “삼성전자의 목표는 제조, 리테일, 홈과 개인을 위한 로봇이며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은 TV 신제품을 확인하고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 리모컨 디자인 등에 대해서도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TV와 디지털 사이니지 제품에 적용된 다양한 AI 기술과 디자인 전략 등을 살펴봤다. 이 회장의 방문은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준비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 회장은 ‘CES 2024’에서 선보인 ‘3세대 AI 8K 프로세서’를 장착한 네오 QLED 8K와 투명 마이크로 LED 등도 살펴봤다. 삼성전자는 오는 15일 네오 QLED 8K를 비롯해 ‘OLED 글레어 프리’ 기술을 적용한 OLED TV, 98형 네오 QLED·UHD 신제품 등을 출시한다. 현재 사전 판매 중으로, 사전 판매 시작 사흘 만에 판매량 1500대를 돌파하며 작년 사전 판매 전체 기간의 실적을 웃돌았다.
박의명/최예린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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