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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점쳐지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도 로펌 간 대결이 뜨겁다. 김앤장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KL파트너스와 베이커앤드맥킨지가 장형진 영풍 고문 측의 법률 자문을 맡아 전략을 짜고 있다. 양측은 배당 결의안과 유상증자 관련 정관 변경안을 두고 대립 중이다. 로펌들은 이외에도 금호석유화학, 다올투자증권 등 경영권 분쟁을 겪는 다른 기업의 주총 준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로펌들은 기관투자가의 주주제안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견 로펌 린은 최근 삼성물산을 상대로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를 요구한 시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 등 다섯 개 기관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이들 기관의 주주제안은 오는 15일 삼성물산 정기주총에서 정식 안건으로 다뤄진다. 주주 집단소송으로 유명한 한누리도 KT&G를 상대로 3년째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 중인 행동주의 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FCP)를 자문 중이다. 삼성물산과 KT&G의 방어전략 자문은 모두 김앤장이 맡았다.
최근 주주들이 제안 수준을 넘어 소송전을 벌이는 일도 늘어나는 추세다. △주총 소집 허가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의안 상정 가처분 등을 청구하는 소송이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같은 경영권 관련 소송은 올 들어 이날까지 65건(상장사)에 달했다. 주주권 행사를 자문하던 로펌에는 여러 건의 송무 업무까지 거머쥘 기회를 잡는 셈이다. 이는 기업 측에서 대응 전략을 자문하던 로펌도 마찬가지다.
주총 당일엔 주주들의 질문에 대응하는 것이 최우선 임무다. 상당수 대기업이 주총 현장에 외부 자문 변호사들을 참석시킨다. LG그룹은 10년 넘게 모든 계열사가 주총에서 외부 자문 변호사를 참석하게 하고 있다.
로펌업계 관계자는 “특히 실적 악화, 인수합병, 지배구조 개편 등 뜨거운 화두가 있을 때 경영진과 사내 변호사만으로는 모든 질문에 곧바로 답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진성/하지은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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