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국토부 장관 "재건축, 시장의 힘으로 할 마지막 기회"

입력 2024-03-14 18:31   수정 2024-03-22 19:31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은 14일 “과거 집값이 너무 오를까 봐 막아놨던 규제를 이제는 뽑아야 할 때”라며 “지금이 시장의 힘으로 재건축·재개발을 할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건설·부동산 관련 규제를 걷어내 민간 부동산시장 회복을 돕겠다는 뜻이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규제 위주의 도시관리 패러다임을 지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재건축·재개발을 하려고 해도 공사비 상승, 분담금 증가 등으로 쉽지 않은 현장이 많다”며 “지금은 도시가 새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마지막 기차를 타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재건축·재개발뿐만 아니라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에 개인과 기관이 투자하는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시중 유동성을 리츠로 끌어들이면 시장을 안정시키는 기관투자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전세 문제 해결책으로는 기업형 장기 임대주택을 제시했다. 박 장관은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으로 젊은 층이 주거 비용을 낮추고 다른 투자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 임대주택도 리츠를 접목해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커진 상황과 관련해서는 금융권도 책임이 있다고 했다. 박 장관은 “시공사 책임준공 때문에 부실이 발생하면 건설사만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됐다”며 “금융권은 고금리 이자와 수수료를 떼가면서 책임은 지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집값 수준에 대해서는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집값의 절대치는 높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너무 오르거나 내리는 것 모두 위험하기 때문에 정부는 물가 변동 범위 안에서 움직이도록 가이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안정락/이인혁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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