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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반할 만한 깔끔하고 튼튼한 집을 가진 남자. 그는 시청률이 매우 낮은 방송국에서 다큐멘터리 PD로 일하고 있다. 월급은 꼬박꼬박 들어오고 시간은 남아도는 타네 씨는 옛 아내가 그립지만 평화롭고 느긋한 삶에 만족한다. 그런 그에게 삼촌이 대저택을 유산으로 남겼다는 연락이 온다. 공증인이 “자, 타네 씨, 저택을 상속받으시겠습니까?”라고 묻자 어릴 때 몇 번 가본 웅장한 삼촌의 저택을 떠올리며 덥석 받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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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네씨, 농담하지 마세요>는 그가 16번째 낸 소설로 출간 즉시 온·오프라인 서적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소설을 ‘프랑스식 유머의 결정판’이라고 부르는데, 각자 웃음 코드가 다른 만큼 대체 어디서 웃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다. 내 경우는 저택 공사를 하면서 만나는 일꾼들과 좌충우돌하는 상황에서 타네 씨가 토해내는 다양한 표현에서 여러 차례 웃음이 나왔다.
타네 씨가 불안해한 대로 지붕을 수리하러 온 피에르와 페드로는 그야말로 ‘대환장 파티’를 벌인다. 개 여섯 마리를 끌고 와 정원에 풀어놓는 바람에 타네 씨가 물리기도 하고, 지붕을 수리한다면서 계속 기와를 깨기만 하는 두 사람이 열중한 것은 ‘라디오 듣기’였다. 태풍 예고에 방수포로 지붕을 덮어달라고 부탁했건만 비닐 쪼가리 몇 개로 응급처치만 하는 바람에 저택은 물바다가 되고 만다.
결국 타네 씨는 둘을 쫓아내고 ‘지붕 수리 전문 업체, 긴급 복구 가능한 업체’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석고보드를 붙이러 온 샤볼로는 ‘3인칭 화법’으로 타네 씨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샤볼로의 “그분(타네)께서 단골로 정해놓은 가게가 있으십니까?” 같은 말투에 전염되어 타네 씨도 “그분(샤볼로), 참 일 잘하시네요”라고 말하는 장면 같은 데에선 폭소가 터질 수밖에 없다. 샤볼로와 전기 배선을 하러 온 러시아 남자 자이초프의 갈등을 보며 타네 씨는 깨닫는다. ‘미장공은 목수를 천덕꾸러기 취급하고, 목수는 보일러공을 얕잡아 보며, 보일러공은 전기배선공을 우습게 안다’는 사실을.
이후에도 각 파트를 맡은 일꾼들이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고, 완성한 뒤에 사고가 터지기 일쑤였다. 타네 씨는 저택 공사를 하면서 느낀 심정을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 셋을 관리하면서, 곧 닥쳐올 세무조사에 대비하는 한편 이혼한 아내의 식구와 새로 결혼한 아내의 식구를 동시에 먹여 살리는 것과 거의 맞먹는다”고 묘사한다.
여전히 옛집이 그리운 타네 씨는 수리를 마친 저택을 보며 “한두 해가 지나면 우린 순리에 맞게 침묵 속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될 테니까”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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