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 직접 투자액이 전년 대비 2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중국 경기 침체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연간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접투자액은 633억8000만달러로 전년(815억1000만달러)보다 22.2% 줄었다. 지난해 1~3분기 연속 감소하던 해외직접투자액은 4분기부터 회복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그나마 감소 폭을 줄였다. 총투자액에서 지분매각과 청산 등으로 회수한 금액을 차감한 ‘순 투자액’은 514억3000만달러로 전년(647억9000만달러)보다 20.6% 감소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금융보험업이 256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5.5% 감소했다. 제조업과 부동산업도 각각 202억5000만달러(-19.7%), 42억4000만달러(-42.6%)를 기록해 전년 대비 감소했다. 광업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해외직접투자 규모가 축소됐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총투자액 기준 상위 5개 투자대상국에서 밀려났다. 지난해 중국으로의 해외직접투자액은 18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78.1% 감소했다. 중국에 대한 투자가 제조업 위주로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해외 직접 투자액이 많았던 5대 국가는 미국과 케이맨제도, 룩셈부르크, 베트남, 인도네시아였다. 미국으로의 지난해 해외직접투자액은 277억2000만달러로 전년보다 5.7% 줄었다. 케이맨제도는 61억7000만달러로 2022년보다 34.9% 감소했다.
해외직접투자가 줄어든 것은 미국 금리가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진 가운데 중국의 경기가 둔화하고, 유럽의 지정학적 위험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기재부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에 따라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위주의 대 미국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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