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단계는 향후 3년 안에 하이브리드카 개발·생산 체계를 완비하는 것이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첨단 하이브리드 모델로 준비 중인 ‘오로라1·2 프로젝트’에 모두 7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27년까지 생산 설비 교체에만 118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나머지는 하이브리드 신차 연구개발(R&D) 인력을 확보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쓰인다. 부산시는 행정·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여명’이란 뜻의 오로라는 르노코리아가 2022년 드블레즈 사장 취임과 함께 준비해온 신차 프로젝트다. 프로젝트 첫 번째 모델인 하이브리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오로라1(코드명)은 올 하반기 출시를 앞뒀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우선 국내에 출시한 뒤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0년 XM3 출시 이후 4년간 신차를 내놓지 못한 르노코리아는 오로라1의 성공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합친 판매량(10만4276대)이 1년 새 40% 가까이 급락한 터라 ‘신차 효과’가 절실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코리아가 경영 정상화 기반을 다질 기회”라며 “이제까지 소형 친환경차만 선보인 르노코리아가 내놓는 첫 중형급 하이브리드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르노그룹도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귀도 학 르노그룹 부회장은 작년 6월 부산시 관계자와 만나 “부산공장은 그룹의 중요한 생산 거점”이라며 “부산에 연 20만 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 설비를 구축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로 미래차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말했다. 이후 르노그룹은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을 유럽 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5대 글로벌 허브로 정하고 그룹의 중형·준대형 자동차 개발과 생산을 맡기기로 했다. 부산공장은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브랜드 폴스타의 수탁 생산도 시작할 예정이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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