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기업금융 등 전통 투자은행(IB) 시장 공략을 위해 인재 영입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핵심 먹거리 역할을 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위축되면서 증권사 IB 부문 실적이 대폭 축소된 여파로 풀이된다. 대표적 기업금융 분야인 채권자본시장(DCM)·주식자본시장(ECM) 등에서 수익 창출 기회를 극대화하겠다는 게 증권사들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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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IB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이현규 전 한국투자증권 IB2본부장을 IB 부문 전무로 영입했다. 1992년 한신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한 이 전무는 기업금융 전반에 정통한 전문가로 평가된다. 대신증권은 이 전무를 영입하면서 박성준 IB 부문장(전무), 나유석 IPO담당(전무)과 함께 IB 진용을 새로 짰다. 기업공개(IPO) 강자로 꼽히는 대신증권은 DCM·ECM 등 전통 IB 부문에서도 수익 창출 기회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직도 개편했다. 올해부터 기업금융을 기존 1개 담당에서 2개 담당으로 늘렸다. 대신증권이 종합투자금융사업자(종투사) 진입을 앞둔 것도 호재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기존 자기자본 100%에서 200%로 증가해 기업금융 영업에 강점을 확보할 수 있다.
올해 초 신명호 전 유안타증권 IB 부문 대표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한 BNK투자증권도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 대표는 삼성증권 기업금융팀장, SK증권 기업금융본부장, 하나금융투자 IB부문장 등을 역임하는 등 기업금융에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다. 부동산 PF에 편중된 수익 구조에서 탈피해 전통 IB 부문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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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증권사들도 기업금융 인재 쟁탈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작년 말 퇴임한 배영규 전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을 영입하기 위한 시도가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배 전 그룹장의 빈자리를 채울 IB그룹장을 물색하고 있다.
전통 IB 부문에서 틈새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시도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PF 부실에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등으로 증권사 IB 부문 실적이 기대를 밑돌고 있는 만큼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한 대형 증권사 DCM 담당자는 “증권사들이 기업금융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영업 담당(RM·Relationship Manager) 확보에 혈안을 올리고 있다”며 “‘빅딜’을 위한 기업 소통 창구를 미리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DCM·ECM 등 전통 IB 부문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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