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전사적으로 ‘골프 자제령’을 내렸다. 임원 등에 법인카드를 이용하는 골프는 되도록 치지 말라고 주문했다.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취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임직원을 상대로 ‘골프 자제령’을 내렸다. 개인적으로 골프를 치는 것까지 막지는 않지만, 회사 비용으로 골프를 치는 일은 최소화하라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이 돌연 골프 자제령을 내린 것은 비용 절감 차원이다. 올해 사업환경이 ‘역대급’ 수준으로 악화할 것을 감안해 비용 절감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경비를 아낄 수 있는 부분에선 최대한 아껴보겠다는 취지다. 각 사업부에 소모품 비용 효율화를 주문하는 등 불요불급한 비용을 처내는 데 골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임원들이 사업상 골프까지 최소화할 정도로 비용 절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전사적으로 비용 절감을 독려하는 상징적인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때 ‘No 멀리건, No 일파만파’라는 일명 ‘SKT 골프룰’을 만들 정도로 골프에 진심이었던 SK텔레콤에선 이례적인 조치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이 회사 임원들의 골프 수준은 다른 대기업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유명했다.
통신 업계에선 올해 사업 전망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통신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정부의 ‘통신비 인하’ 주문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 3사는 지난해 5G 중간 요금제 신설에 이어 올해 5G 요금제 최저 구간 인하 등을 추진 중이다.
비용이 들어가는 곳은 외려 늘었다. 단통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 후 정부에선 통신 3사에 마케팅 비용 투입을 늘려달라고 압박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인프라 구축, 차세대 통신기술 연구·개발(R&D) 등에 대한 투자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6.56%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3분기엔 11.32%, 10.76%, 11.31%였다.
KT, LG유플러스도 비용 절감에 대한 고민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 3사 모두 인공지능(AI), 플랫폼 등 비(非)통신 분야 사업의 수익화를 올해 핵심 과제로 꼽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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