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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의류업계 대표주자인 나이키와 룰루레몬이 21일(현지시간) 호실적을 내놨지만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각각 회사가 제시한 올해 하반기와 1분기 실적 전망이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면서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나이키는 이날 2024회계연도 3분기(2023년 11월~2024년 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한 124억3000만달러라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122억8000만달러)를 웃돈다. 같은 기간 북미 매출은 3% 증가한 50억7000만달러, 중국 매출은 5% 늘어난 20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존 도나호 나이키 최고경영자(CEO)는 “혁신 파이프라인에 대한 자신감이 커지면서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며 “긍정적인 신호가 보인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실적 전망이 주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나이키는 오는 6월 시작하는 하반기(2025회계연도 상반기) 매출이 한 자릿수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애널리스트들(블룸버그통신 집계)은 1분기 4%, 2분기 6% 성장을 기대했다. 도나호 CEO는 “나이키가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몇 가지 중요한 조정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이키는 매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3년간 20억달러(약 2조66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전 세계 인력의 2%에 달하는 1500명 감원을 발표했다. 푸남 고얄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약세 전망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장기적으로 혁신이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적 발표 다음날 주가는 전날보다 6.90% 떨어진 93.86달러에 마감했다.
스포츠의류 소매업체 룰루레몬도 낮아진 가이던스로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작년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32억1000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31억9000만달러를 웃돈다. 주당순이익(EPS)은 5.29달러로 전년 동기 94센트에 비해 462% 증가했다.
하지만 이날 룰루레몬이 내놓은 올 1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21억8000만~22억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22억6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룰루레몬 주가는 다음날 15.80% 급락했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가이던스 미달 자체는 심각하지 않지만 투자자들은 지난해 주가가 약 60% 급등한 회사에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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