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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2억5000만원이라는 얘기다. HUG의 월별 평균 분양 가격은 공표일 직전 12개월 동안 분양 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분양시장 냉각 속에서도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왜 계속 오를까.
그나마 서울은 선방하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경쟁률 442.32 대 1), 서대문구 영천동 경희궁유보라(124.37 대 1), 강동구 둔촌동 더샵둔촌포레(93.06 대 1) 등이 대표적이다. 입지와 분양 가격이 청약 성적표를 좌우한 셈이다. 강남권은 규제지역이어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다.
아파트 분양가는 통상 땅값(택지비)과 공사비, 금융비, 조합(시행사) 수익 등으로 구성된다. 땅값은 내리지 않는다. 건설업계의 가장 큰 불만이다. 공사비는 최근 3년 새 50% 가까이 뛰었다. 원자재와 인건비가 급등한 영향이다. 금융비는 사업 초기 단계의 브리지론과 그 이후 본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이뤄진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PF 금리는 연 10% 안팎으로, 2년 전에 비해 두 배가량 치솟았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4일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지금 있는 집도 비싸지만 공급되는 집도 비싸게 나온다”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 아파트 원가 구조 중 ‘돈값’(금융비) 급등을 꼽았다. 연 10%를 웃도는 PF 금리에 주선·자문·취급·약정 등 다양한 명목으로 1~2%를 떼는 수수료 부담이 개발사업을 옥죈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여기에 ‘시간값’을 추가했다. 각종 규제로 인허가 기간이 긴 점을 지적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올 들어 주택 PF 대출 건수가 손을 꼽을 정도로 급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PF발 리스크 차단을 외치는 바람에 대부분 금융회사가 개발사업에 대출 빗장을 걸어 잠갔다. 기존 아파트값이 회복되고 금리가 상당 부분 떨어지지 않는 한 분양 가격이 안정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지금 분양가가 가장 저렴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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