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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의 한 대형 공연장에서 지난 22일 대형 민간인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테러범들은 록밴드 공연에 온 시민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고 건물에 불을 질러 최소 137명이 사망하고 15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을 확정한 직후 발생한 이번 사건은 330명 이상 목숨을 잃은 2004년 체첸 반군의 인질극 이후 최악의 테러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하고 나섰지만 배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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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경과 소방대원들이 곧바로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고 범인을 추격했다. 지금까지 최소 137명이 사망하고, 15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소방·구조인력 700여 명이 현장에 투입해 구조물 해체와 생존자 수색을 하고 있다. 화염으로 공연장 지붕이 붕괴돼 인명 구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23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테러 피해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사건에 대한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다. 이와 함께 2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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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는 텔레그램과 자체 선전매체 아마크통신에 범인들의 사진, 범행 영상과 함께 성명을 내고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고, 1990년대 러시아연방 독립을 주장한 체첸 반군을 무력 진압하는 등 이슬람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 따라 러시아에 대한 이슬람 무장조직의 테러는 끊이지 않았다. 미국 정보당국 역시 아프가니스탄에 본거지를 둔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 조직을 용의자로 보고 있다.
호라산은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간 일부 지역을 이르는 옛 지명이다. 지난 1월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 현장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 역시 이들의 소행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테러 사례를 연구해온 체코의 안보 전문가 아담 돌니크는 “이번 테러가 최근 몇 년간 IS나 알카에다가 자행한 테러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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