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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부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도 양극화되고 있다. 저가 상품을 찾는 경향이 강해진 동시에 고가 브랜드 상품 수요가 분출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대표이사 사장 한수희)이 ‘2024년도 제26차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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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내 1~2위 브랜드 간 브랜드 경쟁력 총점이 약 70점 이내(1000점 만점)로 좁혀진 ‘박빙산업’은 브랜드 및 기업과 관련한 부정적 이슈 발생 시 언제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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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재는 감기약 부문에서 ‘판피린’(634.6점, 2023년 대비 175.5점 상승), 내구재는 창호재 부문에서 ‘LX하우시스 Z:IN(지인)창호’(663.6점, 181.3점 상승), 서비스재는 은퇴설계금융서비스 부문에서 ‘하나 연금닥터’(450.1점, 256.7점 상승) 등이 전년 대비 가장 큰 폭의 브랜드 경쟁력 상승을 보이며 새롭게 1위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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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의 ‘판피린’은 대외 이미지 광고와 더불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지속적인 마케팅이 주효했다. LX하우시스의 ‘Z:IN(지인)창호’는 기존 LG하우시스에서 LX하우시스로의 브랜드 전이가 성공적이었다. 하나은행의 연금 브랜드인 ‘하나 연금닥터’는 상품 출시 이후 고객들의 긍정적인 입소문에 힘입어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한편 올해 조사 결과에서는 ‘초격차’를 둔 넘버원 브랜드들이 돋보였다. 초격차는 넘버원 브랜드가 2위 대비 K-BPI 총점이 200점 이상 앞서는 것을 의미한다. 초격차는 전체 234개 산업군 중 단 9개 산업군에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LG전자는 세탁기 부문에서 ‘LG TROMM’(866.0점)이 2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여행사 부문에서는 ‘하나투어’(761.8점)가 20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대형커피전문점 부문의 ‘스타벅스’(769.3점)는 2위 브랜드 ‘이디야커피’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22년간 1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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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브랜드는 ‘브랜드 자산’에 대한 혁신과 투자를 지속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브랜드는 기업의 무형자산이기에 지속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쌓아온 기업만이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을 보장받고, 소비자의 구매 결정과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BPI 조사 모델은 크게 두 가지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수용하는 크기인 ‘인지’ 파워와 소비자가 브랜드를 수용하는 강도인 ‘로열티’ 파워다. 산업 내에서 경쟁하는 브랜드들이 일정 수준 이상에 달하면 브랜드 경쟁력은 인지도보다 ‘로열티’(충성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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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조사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최근 소비 트렌드인 ‘브랜드액티비즘’ ‘사회·환경적 가치(ESG)’ 등 소비생활에서도 가치를 추구하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가격 대비 가치’, ‘가격 프리미엄’, ‘품질 우수성’ 등의 항목을 중심으로 살펴볼 때 K-BPI 전체 브랜드 중 상위 1%에 해당하는 브랜드는 ‘삼성생명’(생명보험 부문), ‘제네시스’(국산승용차 부문), ‘스타벅스’(대형커피전문점 부문), ‘CJ제일제당 햇반’(즉석밥 부문)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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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만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에 투영된 개인의 가치 및 브랜드가 제공하는 경험을 소비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더 많은 소비자가 구매 이유를 찾을 수 있도록 자체 브랜드만의 가치와 경험을 세밀하게 디자인해 제공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세계의 테스트베드라고 불릴만큼 까다로운 대한민국 소비자에게 인정받은 넘버원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시장을 글로벌로 확대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 K-BPI 조사에서 산업별 1위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현황을 살펴보면 182개 브랜드(약 77.8%)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인정받았거나 진출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SK에너지, 삼성물산 패션부문,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KB금융그룹, 삼성생명, GS리테일, KT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톱 2000’ 브랜드에도 들었다. K-BPI 1위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通)’하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국내 넘버원 브랜드들은 본래 가치를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 침투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어느 순간보다 ‘코리아 넘버원=월드 베스트’가 어울리는 시대다.
이기동 KMAC 사업가치진단본부장은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불황 속에서도 K-BPI 1위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通)하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라는 가치를 등에 업고 침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차별화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원 기자
■ 어떻게 조사했나
올해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는 2023년 10월 초부터 2024년 1월 중순까지 약 4개월에 걸쳐 진행했다. 서울 및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60세 미만 남녀 1만2500명을 대상으로 1 대 1 면접 방식으로 했다. 조사 지역과 대상은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인구 비례에 따라 배분했다. 시장점유율, 회원 가입자 수, 판매량 등에 따른 브랜드 선별 없이 각 산업에서 인지된 모든 브랜드를 조사 대상으로 삼아 소비재 91개, 내구재 52개, 서비스재 89개, 스페셜 이슈 2개까지 총 234개 산업군을 조사했다. 브랜드 자산에 대해 측정할 수 있는 구성 요소인 브랜드 ‘인지도’와 ‘로열티’를 바탕으로 1000점 만점 기준으로 산출했으며, 산업별 1위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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