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 전문가들 영입한 네이버…"수익성 끌어올린다"

입력 2024-03-26 11:18   수정 2024-03-26 11:18

네이버가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찍었다. 주요 사업과제 추진 과정에서 유동성을 제때 확보할 수 있도록 회사채 발행 절차도 간소화했다.

네이버는 26일 오전 경기 성남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에서는 △변재상 전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무엘 인다우어스 공동창립자 사외이사·감사 신규 선임안 △회사채 발행 간소화 등 정관 변경안 △이사 보수한도 총액 동결안 등이 통과됐다.

변 후보자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은 금융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네이버 이사회는 변 후보자에 대해 "자산운용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강점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글로벌시장 금융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네이버 이사회는 이와 관련 "테크 산업계에 대한 실무 경험을 토대로 한 높은 이해와 전문성이 있다"고 봤다.

이 후보자가 과거 모건스탠리 자산운용 아시아투자 총괄 대표로 재직할 당시 네이버에 투자하면서 10년 넘게 주주로서 사업에 관한 이해를 축적한 점도 높이 샀다.

이들 후보자는 금융·테크 분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방향과 관련된 자문 활동을 통해 네이버가 글로벌 기술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주총 전 변 후보자 선임안에 대해서만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공단은 변 후보자가 미래에셋생명 대표직 수행 당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제재를 받은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가진 후보자로 봤다.

네이버 이사회는 이들 후보자 선임이 확정되면서 사내이사 2인(네이버 최수연 대표이사·채선주 대외·ESG정책대표)과 사외이사 4인(변대규 이사회 의장, 정도진·노혁준·변재상·이사무엘) 등 총 7인으로 구성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네이버가 금융·투자 전문가인 이들 후보자를 영입하면서 올해 경영 방향을 안정적 성장과 수익성 제고로 설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네이버는 최근 몇 년간 영업이익률이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도 꾸준히 감소 중이다. 연간 영업비용은 지난해 처음으로 8조원을 넘어서면서 3년 전인 2020년보다 약 2배로 늘었다.

또 올해 자회사인 네이버웹툰이 북미 상장을 앞둔 만큼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필요성 역시 더 커졌다.

이날 주총에서는 주요 사업 등과 관련해 유동성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회사채 발행 절차를 간소화하는 정관 변경안도 통과됐다.

정관 변경안은 이사회가 대표에게 사채 금액·종류를 정해 1년을 초과하지 않는 기간 안에 사채 발행을 위임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네이버 대표는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도 회사채 발행을 승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사회 결의를 거쳐 배당기준일을 확정할 수 있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도 함께 의결됐다. 이에 따라 이사회가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하는 기준일을 정한 다음 2주 전에 이를 공고하게 된다. 네이버는 "주주의 배당 예측가능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2023년 재무제표 승인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등도 함께 통과됐다. 이사 보수한도 총액은 80억원으로 동결됐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주총 모두발언에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인공지능(AI) 시대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자 이용자들의 소비 행태 변화에 초점을 맞춘 기술과 네이버만의 데이터 역량을 활용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며 "주주 이익을 최우선으로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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