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3월 기존 ‘포스코건설’에서 사명을 바꾸고,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탄소저감 솔루션과 녹색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모색하면서 ‘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의 ESG 경영은 경제·사회·환경적 가치를 균형 있게 추구하는 ‘트리플 보텀 라인(TBL)’에 기반해 추진되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 최초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뒤, 건설 전 과정 기후변화 대응에 나선 데 이어 지난해부터 기후변화 적응 전략 이행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박철호 포스코이앤씨 기업시민사무국장을 만나 포스코이앤씨의 ESG 경영전략을 들어봤다.
- 포스코이앤씨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안팎으로 어떠한 변화가 있었습니까.
“포스코이앤씨는 ‘Engineering and Construction’이 아니라 ‘Eco & Challenge’를 의미하는데, 친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직원들의 공감과 이해관계자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ESG와 더 가까워진 느낌을 받게 됩니다.”
- 업의 전환에서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친환경 전환은 크게 포트폴리오 전환과 공정 전환의 측면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전환 측면에서는 그룹이 추진하는 수소환원제철 구현을 위한 수소 인프라, 2차전지 플랜트, 해상풍력 분야의 설계·조달·시공(EPC) 기술을 개발 중이며, 건축 분야의 그린리모델링 및 제로에너지 빌딩 기술 개발도 활발히 추진 중입니다. 공정 전환 측면에서는 빌딩정보모델링(BIM), 인공지능(AI), 드론, 로봇 등을 활용한 스마트 컨스트럭션과 모듈러 등 OSC(Off-Site Construction) 공법 확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 스코프 3 탄소저감을 위한 친환경·저탄소 자재 개발도 활발히 추진 중입니다.”
- 포스코이앤씨는 비상장사이면서도 업계 선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성과로 꼽는 것은 무엇입니까.
“글로벌 요구 수준에 부합하는 기후변화 대응 체계를 갖췄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2021년 업계 최초로 2050 탄소중립 전략을 발표했고, 비상장사로서 의무 사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평가에 참여해 올해까지 2년 연속 리더십(A-) 등급을 획득했습니다. 또 올해에는 부문별 우수 기업에만 수여되는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 수상을 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지난 1월 스코프 3를 포함한 2030년까지 단기 감축목표에 대한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승인을 획득함으로써 국내 기업으로서는 최고 수준의 기후변화 대응 체계를 갖추게 됐습니다.”
- 최고 수준의 기후변화 대응 체계를 갖출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입니까.
“저희는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다양한 소통 채널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원과 외부 자문위원이 참여해 ESG 주요 사안을 논의하는 기업시민 카운슬을 운영하고 있으며, 탄소중립 협의체인 P-GRT(POSCO E&C Green Round Table)에는 직원(8명)과 외부 이해관계자(고객, 협력사, 전문가 등 8명)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P-GRT는 해마다 주요 주제를 선정하고 소분과를 나눠 운영하는데 보텀업 방식으로 계속 아이디어가 제안되고 있으며, 빠른 의사소통 과정을 거쳐 실행됩니다. 또 연말에는 성과 발표회도 열면서 고객과 소통에 나서고 있습니다. 2050 탄소중립 전략의 세부 액션 플랜이 P-GRT를 통해 계속 발전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스코프 3 대응도 빠르게 시작했고, 목표를 설정해 SBTi 승인까지 받았습니다. CDP의 경우 비상장사들은 권고를 받지 않지만, 저희는 자발적 참여로 2년 연속 리더십 등급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특히 인권과 다양성 키워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비상장사로 사외이사가 없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구성한 기업시민 카운슬과 P-GRT를 통해 ESG 실행력을 갖춘 점이 차별점인 듯합니다.”
- 건설업계는 밸류체인 전반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과제입니다.
“포스코이앤씨의 탄소감축 전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건설 전 과정 탄소감축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매년 건설 전 과정의 탄소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공급망에서 자재 생산과 판매된 제품의 사용(준공한 건물 운영 단계)으로 인한 배출량(스코프 3)이 9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업의 특성상 시공 과정(스코프 1·2) 탄소배출은 연간 5만 톤 내외로 미미한 반면, 자재 생산·운송 및 운영 단계(스코프 3)를 고려하면 연간 300만 톤 이상 탄소가 배출됩니다. 따라서 포스코이앤씨는 레미콘, 철근 등 핵심 자재와 공동주택 등 핵심 상품에 대한 탄소저감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 전 과정 탄소감축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공급망 배출량 관리는 건설업 탄소 관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감축에서 협력사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어려운 과제입니다. 이에 협력사 ESG 역량 강화를 위해 저탄소·친환경 구매를 확대하고, 건설업의 특성을 반영한 협력사 ESG 평가 툴을 국내 건설사 최초로 개발해 운영 중입니다. 이를 통해 탄소저감 우수 업체에는 입찰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열위 업체에는 협력사 ESG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컨설팅 등을 통해 상생협력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 포스코이앤씨의 스코프 3 감축을 위한 로드맵은 무엇입니까.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이 큰 항목을 중심으로 친환경 건축 기술의 개발을 가속화하고, 체계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밸류체인 탄소감축을 추진하는 전략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판매 제품의 사용 부분에서는 공동주택 제로에너지 건축물(ZEB) 고등급 구현 및 친환경 사업 확대를 가속화하고자 합니다. 건설자재 부분에서는 저탄소 인증 자재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협력사의 탄소저감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연구개발(R&D)을 통해 저탄소 자재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 작년 하반기 국내 건설업 최초로 ‘기후변화 적응 전략’을 수립한 것도 인상적입니다.
“대부분의 작업이 옥외에서 이루어지는 건설업의 특성상 기후변화에 따른 물리적 리스크에 취약합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폭염, 폭우 등 극단적 기상현상이 증가함에 따라 현장 시설 붕괴 및 침수 등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피해 사례로 볼 때 가장 큰 물리적 리스크는 태풍·호우로 인한 건물 및 설비 파손, 현장 침수, 사면 붕괴 등이 있습니다. 또 여름철 폭염 시 근로자 온열 질환이 새로운 리스크로 떠올랐습니다. 실제 포스코이앤씨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로 인한 재무적 피해가 9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2023년 10월 기후변화 적응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수립한 전략을 기반으로 올해는 피해 사례 DB 구축 및 향후 재무적 피해 예측, 전사 차원의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및 공법 전환 등 액션플랜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현재 그룹장 대상의 워킹그룹 출범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상세 액션플랜을 완성해나갈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건설업의 제조화로 불리는 모듈러 공법, OSC를 해법으로 보고 있습니다.”
- 건설 현장의 안전도 중요한 ESG 이슈입니다. 포스코이앤씨는 2022년 국내 대형 건설사 중 유일하게 ‘중대재해 제로’를 달성했습니다. 안전한 건설 현장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포스코이앤씨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 세이프티 솔루션’을 2020년부터 도입해 현재 모든 현장에서 활용 중입니다. 스마트 세이프티 솔루션은 AI 지능형 CCTV, AI 안면 인식 및 열화상 체온측정 시스템, AI 영상 분석 기반 변위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 스마트 안전 고리 체결 감지, VR 가상 안전 체험 등을 유기적으로 통합한 안전관리 시스템입니다. 사각지대 없는 모니터링 및 즉각 소통을 가능토록 해 안전관리 효율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CCTV와 보디캠을 이용해 철근 배근 콘크리트 타설 과정을 검측 과정에서부터 촬영 기록 관리함으로써 시공 품질 확보와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밀폐 공간이나 위험 예상지를 사전 탐색하는 사족 보행 로봇, 수중 구노물 시공 현황을 파악하는 수중 드론 등 건설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로봇 기술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습니다."
- 국내 최초로 태양광 이동식 근로자 쉼터인 ‘ECO&REST’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탄생한 아이디어입니까.
“건설 현장 근로자의 혹서기 온열질환이 새로운 리스크로 떠올랐지만, 일부 현장과 협력사는 공간과 비용의 제약으로 적절한 휴게 공간을 설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에 태양광, 배터리, 모듈러를 결합한 ECO&REST를 개발해 보급하게 되었습니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기금을 활용해 지난해 12기를 보급했고, 현장의 요청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ECO&REST는 앞서 말씀드린 P-GRT에서 최초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직원 학습 동아리인 COP(Community of Practice) 활동을 통해 디자인부터 설치까지 직원들이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 협력사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어떤 지원을 하고 있습니까.
“재정적 지원, 소통,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성과 공유제가 있습니다. 공급사와 함께 건식 석재 타일 접착 공법, 친환경 외벽 도료 등 현장에 적용할 만한 기술과 자재 등을 공동개발하고 장기 공급권 및 공동 특허출원 등을 보장함으로써 그 성과를 공유하는 활동입니다. 또 2021년부터는 이크레더블과 협업해 협력사 ESG 평가 체계를 개발, 협력사의 ESG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스코프 3 탄소저감을 위해 기존 시멘트를 고로슬래그로 대체하는 포스멘트를 개발했는데, 일부 협력사가 재정적 부담으로 참여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해 사일로 구축을 지원하는 등 동반성장 기반의 공급망 ESG 확산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 반면 협력사 업무 재해 건수는 2022년 다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됩니다. 협력사 안전관리에서 현안은 무엇입니까.
“2023년부터 재해율 지표로 TRIFR(Total Recordable Injury Frequency Rate, 전사 총기록사고율)을 적용하는데 이는 사망, 휴업이 필요한 사고 외 정상 업무 가능한 사고까지 재해율로 산정하는 것으로 ‘사고 드러내기’를 통해 안전한 현장을 만들고자 하는 포스코이앤씨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법정 요구를 초과하는 특별 안전 예산을 편성하고, 안전관리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육성하고 있으며, ‘세이프티 아카데미’ 등 특화된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또 근로자 고령화와 온열질환 증가에 따른 보건관리 강화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 포스코이앤씨는 TNFD에도 일찌감치 가입했습니다.
“생물다양성은 생태계 서비스와 기후변화 완화 해법으로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 기본적으로 건설 공정에서는 모래, 골재, 목재, 철 등 많은 자연자본을 사용합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2021년 선제적으로 자연 관련 재무공개 협의체(TNFD)에 가입한 뒤 유관 기관과 협업해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도시 양봉 사업과 해양생태계 보전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먼저 통영 용호도 폐교를 활용해 ‘고양이 학교를’ 조성, 이를 통해 재개발 지역의 동물 구조와 보호에 앞장섰습니다. 또 환경과 공존하는 건설 문화 조성을 위해 ‘스틸 고양이 급식소를’ 제작했습니다. 이는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한 TNR(Trap-Neuter-Return)이면서 도심 속 길고양이 민원을 줄이기 위한 활동입니다. 이러한 활동의 결과로 동물복지 국회포럼이 주관하는 ‘2022 대한민국 동물복지대상’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위기에 봉착한 꿀벌의 번식을 위해 ‘비즈니즈(Bee’s Needs)’ 도시 양봉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송도 달빛공원 및 과천과학관에 도시 양봉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어린이 꿀벌 축제도 개최했습니다. 또 생물다양성을 테마로 건설 폐자재를 활용해 문래동 소공인 및 예술인과 협업 전시하는 〈생물다양성 테마 공공 정크아트〉 전 등 여러 활동을 추진해왔습니다."
- ESG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임직원의 참여와 동기부여를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임직원의 공감과 동참을 이끌어내는 일이 ESG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부분입니다. 다년간 경험한 결과 직원들은 피부에 와닿는 변화를 경험할 때에만 공감해주는 것 같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실질적 변화를 느끼고 긍정적 체험을 축적해나갈 수 있도록 각종 교육과 참여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한 이유입니다. 특히 특정 기간 동안 매일 친환경 활동을 수행하고, 간단한 인증을 하면 보상해주는 ‘챌린지 활동’과 ESG 관련 지식을 골든벨 형식으로 겨루는 퀴즈 대회,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별 보기·꿀벌 체험 등 환경 교육 프로그램 등에 호응이 큰 것 같습니다. 또 실시간 익명 토론인 ‘타운홀 미팅’, 다양한 계층의 직원이 자유롭게 제도 개선 아이디어를 토론하는 ‘다양성 협의체 다이브’ 등 소통 증진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운영 중입니다.”
- 최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글로벌 ESG 트렌드는 무엇입니까.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공시 의무화에 가장 주목하고 있습니다. 비상장사지만 그룹 관점에서 사전 대응이 필요해 현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향후 ESG 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한 재무적·정량적 지표 관리가 중요해질 것이며, 그린워싱에 대한 감시와 규제는 더욱 강해질 것이기에 올해부터는 ESG 목표와 성과에 대한 핵심성과지표(KPI) 관리를 하나의 중점 과제로 추진 중입니다.”
- 앞으로 5년 내에 포스코이앤씨의 ESG 경영에서 가장 큰 변화나 발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비즈니스적으로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건축에서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의무화에 따라 친환경 건축이 새로운 주력 사업이 될 것이며, 그룹의 친환경 전환에 따른 각종 신사업이 본격화될 것입니다. 또 올해 새로운 기준을 적용한 온실가스 목표 관리제에 편입됨에 따라 2026년부터는 탄소중립 이행이 부가적 활동이 아닌 법정의무가 됩니다. 포스코이앤씨는 SBTi가 인증한 감축 목표에 따라 체계적으로 탄소감축을 이행할 것이며, 그에 따라 건설 공정과 공급망 전반의 저탄소 전환에 상당 부분 진척이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마지막으로, 포스코이앤씨에 ESG란 무엇입니까.
“미래를 위한 기회입니다. 기후변화, 팬데믹, 인구 감소 등 다양한 환경적·사회적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지만, 진정성 있는 ESG를 통해 이를 극복해나가면 먼 미래에도 강건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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