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1.5억' 올인한 회사…"예금 2배 드려요" 깜짝 배당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입력 2024-12-15 07:00   수정 2024-12-1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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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8년 4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네이버·시스코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IDC) 시장을 공략하겠습니다. IT 인프라 강자로서 26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에 도전하겠습니다.”

이주석 링네트 대표(1954년생)는 지난 13일 내년 사업 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2세인 이정민 사장으로 최대주주 변경공시를 완료했고, 가업승계특례 상속 프로그램이 순항 중인 동시에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약 9년 만에 언론 인터뷰에 나섰다. 이 대표는 재무 및 경영지원을 담당하고 이 사장은 외부 고객과 소통 및 밴더사 관계 강화, 사업 확대를 총괄하고 있다. 링네트의 본사는 서울특별시 구로구 디지털로33길 28 건물 우림이비지센터 1차 10층에 있는데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13분 거리에 있다.


네트워크 인프라 강자 링네트 … 25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

링네트는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과 관련된 컨설팅·설치 및 유지보수 전문 회사로 2000년 4월 설립됐다. AI 인프라,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 무선 랜, 서버, 스토리지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초연결 네트워크 사회로의 전환을 주도하는 네트워크 인프라(NI) 업체다. NI는 기업 등에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사업이다. 시스코의 국내 파트너사 중 매출과 기술역량 1위로 꼽히는 게 링네트다. 2002년 1월 10일 코스닥 상장했다.



이 대표는 “IT 인프라는 기업 운영의 필수 투자 영역으로 국내 대기업 1000여 곳이 잠재 고객사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SK하이닉스, 네이버, LG유플러스, 대법원, 국세청 등 다양한 산업별 고객군을 보유하고 있고 기술제안, 품질, 신기술검증, 벤치마킹 테스트 등으로 고객과 기술적 소통을 강화하며 IT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링네트는 1000만원 이상 거래 고객이 약 300여곳 정도다.



설립 후 25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와 12년 연속 신용등급 A+(나이스신용평가 등)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01억원을 달성해 올해 역대 최고 실적 기대감이 있고 부채비율 28.74%, 자본유보율 1127.08%로 안정적 재무 상태를 자랑한다.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 …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00억 돌파
이 대표는 “네트워크 인프라 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내년 두 자릿수 성장을 노린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세 개(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보안)의 먹거리’에 집중했다. 그는 “AI를 활용한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며 “네이버·시스코와 AI용 IDC를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인프라는 GPU(그래픽처리장치), 네트워크, 전력, 보안, 데이터를 포괄한다. 투자여력이 충분한 대기업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데 IT 공룡들과 손을 잡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AI 인프라 시장이 올해 684억달러(약 98조원), 2029년 1712억달러로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AI와 클라우드, 그리고 보안이 결합된 형태의 IT 인프라가 신성장동력이다”며 “기술 발달에 따라 IT 인프라 교체 수요가 기존 5~6년에서 3~5년으로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노후화로 인한 장비 교체 및 신규·확장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AI 기능이 가미된 소프트웨어(SW) 라이선스와 AI 대역폭에 맞는 하이엔드 장비들이 도입돼 단가가 높아지고 매출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는 IT 인프라 설계, 컨설팅, 구축, SW 운영, 케이블링 공사 등이 해당된다.



최근 5년간 실적은 안정적이다. 2019년 매출 1319억원, 영업이익 70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2177억원, 영업이익 163억원으로 4년 만에 각각 65.05%, 132.86% 증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순항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작년과 비슷하거나 또는 소폭 증가가 예상된다.



총 주식 수는 1907만134주로 최대주주는 이주석 대표(지분 5.57%) 외 특수관계인 32인이 지분 29.1%를 들고 있다. 2세인 이정민 사장은 지분 14.06%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 16.43%, 외국인 3.65%로 유통 물량은 50%가 조금 넘는다.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160억원, 유형자산 739억원을 갖고 있다. 시가총액(15일 905억원)과 맞먹는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4745원으로 연중 고점(4월 30일 8160원) 대비 41.74% 하락했다. 지난 4월 52주 신고가를 찍은 이유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과 무상증자, 주주환원율 30% 선언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후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고 성장 모멘텀 부재가 겹쳐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은행 예금 수익률 2배 이상 배당금 줄 것”

반 토막 난 주가를 띄우기 위한 부양책이 있을까. 이 대표는 “순자산 1000억원을 넘길 때 배당을 다시 하기로 결심했는데 작년 14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다”며 “주주환원율 30% 이상 목표로 삼은 만큼, 은행 예금 금리의 2배 이상을 배당금으로 주는 회사가 되겠다”고 답했다. 작년 배당금 81원(무상증자 반영/시가배당률 2.32%)을 줬는데 올해 5%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약속한 것이다. 현재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수익률은 약 2.65% 정도다. 또 “내년 자사주 지분 16%에 대한 활용법도 고민하겠다”며 추가 주주환원책에 대해 긍정 선언을 했다. 이 대표는 “2026년 매출 3000억원, 영업이익 200억~250억원의 회사로 키우겠다”며 “단기간에 시가총액 1500억원 회사가 되는 게 1차 목표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기자본이익률 15% 이상, 부채비율 30% 이하, 연간 영업이익률 10% 이상 등의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글로벌 벤더사들이 먼저 찾는 회사라는 것이다. 김종민 부장은 “ISO 27001 정보보호 국제표준인증 등 국제표준인증 4개를 갖고 있다”며 “기술력 하나만큼은 관련 업체들이 인정하는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시스코 3년 연속(2022~2024년) 파트너 기업 1위를 차지했다. 다만 IT 인프라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폭발적으로 실적 질주가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링네트는 끊임없는 학습하는 조직 문화를 기반으로 근무 시간의 10% 이상을 자기 계발에 투자하고 있다. 또 25년간 매일 오전 7시에 출근하는 이 대표는 조직의 성장과 안정성을 공유하며 특별한 복지를 자랑한다. 반기마다 영업이익의 34%를 직원 인센티브로 지급하고 10년 상환 조건의 1억원 주택자금대출을 지원한다. 구조조정은 한 번도 없었고, 기술팀 전원에게는 업무용 차량을 제공해 신속한 고객 서비스를 펼친다. 하루 세 끼를 회사에서 제공하고 3년마다 전 직원 해외 가족여행을 보내주기도 한다.



이 대표는 1977년 LG전선에 사원으로 입사한 후 2000년 3월까지 23년간 근무해 상무(네트워크 사업부장)로 자리를 마쳤다. 같은 해 4월 40대 후반에 동료 직원 30여명의 퇴직금과 본인 퇴직금 1억5000만원을 더해 자본금 10억원으로 링네트를 창업했다. 본인을 ‘부정적 긍정주의자’로 표현한 그는 “모든 걸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질문도 많이 하지만, 항상 ‘잘 될 거야’ 라는 생각이 뒤에 따라붙어서 나쁜 건 잊어버리려 노력을 한다”고 했다.



이어 “자본금 10억원을 들고 첫해 연매출 100억원의 목표를 세웠는데 가장 힘든 게 운전자금이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있으니 제때 월급을 주는 게 제1 과제였다”면서 “신한은행, 한국기술투자(현 SBI인베스트먼트) 등을 직접 찾아가 PT와 사업 설명을 지속적으로 한 결과 3~4개월 만에 투자금 약 40억원을 유치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인재 관리가 중요한 걸 알기 때문에 직원 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며 “고객사들이 우리 고급 인력을 많이 데려간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아쉬워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파독 간호사 밑에서 자라 일명 ‘흙수저 신화’인 그에게 인생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인생에 지름길은 없다”며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건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더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좋아하는 거를 하려고 하지 말고 남들보다 잘하는 거를 하는 게 낫고 이 경우 10년이 지나면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코인으로 돈 번 사람보다 잃은 사람이 많다”며 “일에 미칠 만큼 근면성실하면 성공이란 열매를 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년 10% 이상 성장 도전” … 그로쓰리서치 “IR 강화해야”

끝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겐 “우린 벤처회사가 아니라서 일확천금을 노릴 수 없지만 매년 10% 이상 성장에 도전하고, 은행 금리 2배 이상의 배당을 주는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며 고배당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링네트는 컴퓨터 네트워크 통신 솔루션 사업자로 국내 공공기관과 일반 기업 중심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며 “매출 비중도 공공기관서 일반 기업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며 영업이익률이 3년 연속 개선(2021년 4.95%→2023년 7.51%)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IT 업종은 4분기가 성수기라 올해에는 두 자릿수 이익률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향후 네트워크 통합 사업인 노후화 교체 수요가 공공부문에서 지속적으로 발생될 것으로 보이고 정부의 스마트 스쿨 사업 확대 시 수혜를 누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추가적으로 클라우드 전환 관련 인프라 변경 사업이 민간 사업자에게도 확대되는 추세라 실적 성장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지난해 14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다”며 “당기순이익 기준 주주 환원율 최소 30%를 목표로 한 만큼 주주친화정책을 연속성 있게 이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요즘 주식시장은 우량주라도 소외되어 있으면 기업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주가 부양을 위한 다양한 IR·마케팅 활동 등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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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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