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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스칼 소리오트 최고경영자(CEO)에게 돌아가는 연봉 규모가 “과도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미 노보노디스크 등 유럽 내 경쟁사보다 많은 돈을 CEO에 지급하고 있는데도 성과급을 더욱 늘리려 한다는 지적이다.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두 의결권 자문사는 아스트라제네카 주주들에게 내달 11일 예정된 연례 주주총회에서 소리오트 CEO의 연봉 인상안에 반대표를 던지라고 요구했다.
ISS는 “아스트라제네카는 고연봉 직업군에 속해 있으면서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이며, CEO는 널리 존경받고 있다”면서도 “(연봉) 인상 폭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ISS는 “소리오트의 보수는 유럽 경쟁사에 비해 이미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글래스루이스 역시 “최근 몇 년 새 소리오트가 경쟁사 CEO 대비 급여가 낮았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짚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달 공개한 보수체계에 따르면 소리오트 CEO는 올해 최대 1870만파운드(약 318억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연간 성과급 비율이 기본급의 최대 650%에서 850%까지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보너스도 기본급의 250%에서 최대 300%까지 조정됐다.
소리오트 CEO의 고액 연봉은 3년 전에도 한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주주총회에서 ISS·글래스루이스를 포함한 전체 주주의 40%가 연봉 인상안에 반대했다. 소리오트 CEO는 지난해 1690만파운드(약 288억원)의 연봉을 받았는데, 이는 시가총액 기준 유럽 최대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의 라스 프루에르가드 요르겐센 CEO(6800만덴마크크로네·약 133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미셸 드마레 아스트라제네카 회장은 “소리오트는 미국에서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능력이 있다”며 “비판적 시각은 견뎌낼 준비가 돼 있다”고 옹호했다. 미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데이브 릭스 CEO는 지난해 2660만달러(약 358억원)를 급여로 수령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세계 시장에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성과에 비례하는 보상 체계를 갖춘 것”이라며 “자사의 주주환원 수준은 전 세계 평균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준”이라는 입장을 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의 대표 주가지수인 FTSE100지수에서 에너지 기업 셸 다음으로 큰 기업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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