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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적인 정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생명은 법인장 등 3명을 제외한 영업과 교육, 재무관리자 등을 모두 현지인으로 채용했다. 이들은 베트남 금융 환경에 밝은 데다 보험설계사들과의 의사소통도 원활해 조직력을 키우고 안정적인 성장 토대를 다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자본금 6000만달러(당시 약 700억원)로 시작한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지난해 9816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베트남 10위권 생보사’로 성장했다. 영업 첫해인 2009년 약 23억원에 불과했던 수입보험료(계약자에게 받아들인 보험료)는 지난해 2105억원으로 100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보험가입률이 낮아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베트남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보험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개선도 이뤄냈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2016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지난해 설립 15년 만에 누적 흑자를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80억원에서 지난해 471억원으로 2년 만에 6배가량 불어났다.
베트남법인은 모회사인 한화생명을 대상으로 1000억동(약 54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에도 나선다. 삼성생명(태국), 미래에셋생명(베트남) 등 해외 자회사가 흑자를 낸 곳은 있지만 한국 본사로 현금을 배당하는 것은 한화생명이 처음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단순 흑자 전환이 아니라 지금까지 투자금과 손실액을 모두 보전한 만큼 배당에 나서도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올해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도 업계 최초로 외국인 신입사원 선발에 나섰다. 해외 현지 문화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우수한 외국인을 뽑아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인재로 육성하겠다는 목적에서다.
대형 생보사 최초로 단행한 ‘제판분리’(보험상품 제조·판매 분리)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2021년 출범 이후 지난해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 482억원 적자를 냈지만 작년 6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소속 설계사 수는 2021년 1만9131명에서 지난해 2만2609명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말에는 지분 11.1%를 보유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를 대상으로 첫 배당(15억원)을 실시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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