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기업공개(IPO) 시장에 큰 장이 선다. 올 상반기 최대어인 HD현대마린솔루션을 비롯해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자인 제일엠앤에스와 민테크 등 12곳이 줄줄이 수요예측에 나선다. 증시가 반등하고 공모주 청약에 10조원 이상의 뭉칫돈이 몰리자 기업들이 일정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작년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기업들의 승인 소식도 이어져 하반기까지 공모주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상 2분기는 IPO 시장의 성수기로 꼽힌다. 전년도 사업보고서와 1분기 실적이 마무리되는 시점이어서다.
이달엔 기업가치 2000억~3000억원대의 2차전지 소부장 기업이 대거 출격한다. 윤성에프앤씨, 티에스아이와 함께 3대 배터리 믹싱업체로 불리는 제일엠앤에스가 대표적이다. 제일엠앤에스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기업에 믹싱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증권가는 상장 시 몸값이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터리 검사장비 전문기업 민테크와 초소형 전지 기업 코칩도 기대주다. IPO 삼수생인 신약개발사 디앤디파마텍도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 2712억원에 도전한다. 시가총액 1000억~2000억원대 중소형 기업도 상장 절차를 밟는다. 토종 클라우드 기업 이노그리드(시가총액 1590억원)와 보안 팹리스 기업 아이씨티케이(2101억원), 의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노브랜드(942억원) 등은 이달 넷째 주 수요예측을 시작해 다음달 초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최근 IPO 시장은 중소형 공모주가 주도하고 있다. 수익률도 좋은 편이다. 지난달 2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엔젤로보틱스는 이날 공모가 2만원 대비 233% 상승한 6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이후 수요예측을 진행한 16개 기업 모두 희망 공모가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주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1월 231%, 2월 118%, 3월 121%로 나타났다. 상장 첫날 시초가에 매도하면 2배 이상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셈이다. 다만 공모금액이 큰 기업일수록 상장 후 수익률은 저조한 편이다. 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화장품 기업 에이피알은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78.2% 올랐으나 상장 이후 한 달여 만에 주가가 공모가 수준으로 돌아왔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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