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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밥 무러 오는 사람이 하루 20명도 안 돼예, 일하는 아주메도 내보냈스예.”
1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산업단지에 자리한 돼지국밥집.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30대인 기자가 들어가자 “오랜만에 젊은 양반이 왔다”며 반겼다. 그는 “손님 대부분이 50~60대”라며 “야구팀이 있는 도시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젊은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둘러본 산단 일대는 한산했다. 이따금씩 적막을 깨는 그라인더(표면을 매끄럽게 갈아내는 작업) 소리만 들렸다. 한 주조업체 대표는 “월급 500만원을 준다고 해도 사람이 안 온다”며 “직업계 고등학교도 학생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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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의 인구 감소는 지역 경제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지역 뿌리산업이 무너지고 있어서다. 한 금형업체 대표는 “경남엔 국가 안보에 필수인 항공, 방위산업, 우주 분야의 주조, 도금, 표면처리 뿌리기업이 많다”며 “국가 안보와 경제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으로 지금껏 버텨왔지만 지금은 기술을 이어받을 인력을 찾을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부산 지역에선 어린이들의 학력 수준이 수도권에 비해 떨어지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부산의 에듀테크 스타트업 필굿이 지난해 7~8월 전국 5~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한 지능검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 지역에서 주의력이 낮은 학생 비중은 13.7%로 서울 지역(7.7%)의 두 배에 달했다. 필굿은 ‘서울과 부산의 교육 인프라 차이’가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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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지자체의 인프라는 더 열악하다. 농어촌 지역은 노인 중심 사회로 서서히 탈바꿈하고 있다. 충남 부여의 세도초는 폐교 후 세도노인대학으로 운영되고 있다. 충남 공주의 그랜드예식장은 작년부터 그랜드요양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경기 남양주에선 아이들이 뛰놀던 놀이터 자리에 노인 체육시설이 들어섰다.
창원=강경주/부산=민건태/광주=임동률/공주=강진규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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