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요는 여전합니다. ‘임팩트 투자’가 돈이 된다는 뜻이죠.”
임팩트 투자사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의 남보현 대표(사진)는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올해는 저출산과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대표는 “사회적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은 시장을 초기에 선점할 수 있어 투자사 입장에서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GI는 다른 투자사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시장성과 성장성, 진입장벽 등을 고려해 투자할 스타트업을 선정한다. 단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지 측정하는 임팩트 스크리닝을 추가로 거친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주주와 고객, 임직원, 협력업체 등 사업과 긴밀하게 연결된 이해관계자와의 균형적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에 주목한다. 사회와 환경적인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도 투자 대상이다. 남 대표는 “이러한 기업은 이해관계자 관리 소홀로 인한 기업 가치 급락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며 “지속가능한 투자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IT대기업 출신의 남 대표는 회사 내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재무적 성과를 내면서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남 대표는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평소에 꾸준히 생각해 왔다”며 “사회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고 싶은 마음에 임팩트 투자 업계로 뛰어들었다"고 했다.
이후 투자 계약 단계에선 사회적·환경적 기여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설정한 후 해당 지표와 관련해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남 대표는 “사회적 기여도를 재무적 숫자처럼 수치로 측정하기 쉽지 않다”며 “IMP 프레임워크를 비롯한 여러 측정 기준을 사용하고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팩트 투자에서 사회적 역할은 물론이고 수익 구조 등 성장 가능성도 중요한 요건이다. 남 대표는 “기업의 시장성과 성장성, 수익성, 진입장벽 등을 고려해 높은 수익을 내고자 한다”며 “사회적 문제 해결과 재무적 성과를 동시에 만족하는 교집합에 있는 기업을 발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이 느린 지역을 대상으로 동네마트와 주민을 연결해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업체 애즈위메이크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이외에도 폐어망을 재생 원료로 재활용해 해양 오염을 해결하는 스타트업 넷스파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돌봄 업체 째깍악어 등이 있다. 째깍악어는 매년 회원 수가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남 대표는 “육아와 노인 돌봄, 난임 솔루션 스타트업 등은 사회적 문제인 저출산과 고령화를 해결할 수 있다”며 “사회문제에 대응하는 기술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 대표는 임팩트 투자 시장은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에서 탄소를 절감해 지구온난화를 예방하거나 친환경 시멘트 사용, 물 절약이 가능한 수전 설비 활용, 운수회사의 전기차 활용 등 관련 시장은 다양하다. 이러한 기업의 노력은 단기적으로 비용이 들지라도 수년 내 투자금 이상으로 큰 비용이 절감되는 재무적으로도 훌륭한 친환경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남 대표는 올해 임팩트 투자의 키워드로 인구 구조를 꼽았다. 그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50년 뒤엔 국내 인구 절반이 60세 이상이 될 것”이라며 “인구절벽이라는 복잡한 사회문제에서 스타트업이 풀어나갈 수 있는 세부 영역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생산 노동 인구를 효과적으로 대체할 솔루션을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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