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도 못간 '코스닥 900' 외국인, 차익매물 쏟아냈다

입력 2024-04-02 18:26   수정 2024-04-11 15:37

코스닥지수가 9거래일 만에 9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에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주식을 팔아치우면서다. 코스닥시장을 주도했던 바이오·제약과 2차전지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증권가는 수급이 유가증권시장의 반도체주에 쏠리며 당분간 코스닥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닥 2%대 급락
2일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2.29% 하락한 891.59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9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3월 20일(891.45) 후 9거래일 만이다.


지난달 상승세가 거셌던 제약·바이오 업종의 하락폭이 컸다. HLB(-3.64%), 알테오젠(-8.75%), 삼천당제약(-17.91%), 레고켐바이오(-11.79%), 바이넥스(-10.35%)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에코프로비엠(-3.33%), 에코프로(-3.79%) 등 2차전지 종목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하루 기관과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391억원, 2265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의 매도 규모는 지난해 11월 7일(-2299억원) 후 가장 크다. 외국인은 엔켐(370억원), 하나마이크론(167억원), 가온칩스(113억원), 에코프로(100억원) 등을 매도했다.

전날 미국 경기 지표가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국채금리도 급등하며 금리에 영향을 받는 제약·바이오 업종이 가장 타격을 받았다.
성장주 상승 동력 상실
시장에서는 성장주가 상승할 동력이 없어 당분간 코스닥시장의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주는 이달 미국암학회(AACR),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등이 예정돼 있지만 지난달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가 살아나고 5월 기업 밸류업 2차 세미나도 예정돼 있어 수급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쏠리고 있다”며 “코스닥시장은 자산가치가 낮고 성장성으로 승부하는 업종이 대부분이어서 밸류업 호재에서 소외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은 삼성전자의 강세에 0.19% 상승한 2753.16으로 마쳤다. 외국인이 1조7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증시를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 중 1조24억원을 삼성전자에 썼다. 삼성전자우(725억원)까지 합치면 사실상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222개)보다 하락 종목 수(667개)가 세 배 이상 많았다.

삼성전자는 이날 3.66% 오른 8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8만5000원 선을 넘어선 건 2021년 4월 7일(8만5600원) 후 3년 만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0.63%), 현대차(-3.30%), 기아(-3.68%), 셀트리온(-2.29%), 포스코홀딩스(-2.03%) 등은 하락 마감했다.

윤아영/전효성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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