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진으로 반도체 공급망 우려 커져…국내 반도체 수혜 전망"-KB

입력 2024-04-05 08:27   수정 2024-04-05 08:27


대만 지진을 계기로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만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강국인데, 지정학적 리스크에 자연재해 우려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공급망이 다변화하면 국내 반도체 업체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5일 보고서를 내고 "대만에선 글로벌 파운드리 서비스 69%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번 지진으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져 단일 공급망 리스크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D램 공급 부족을 우려해 고객사들은 주문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D램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지난 3일 대만에서 규모 7.2에 달하는 강진이 발생했다. 1999년 이후 25년 만의 최대 규모다. 지진 여파로 마이크론의 대만 D램 생산라인은 당분간 정상 가동이 어려울 전망이다. 공정 라인 시스템이 손상됐고, 불량 웨이퍼도 다량 발생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의 대만 D램 생산라인은 글로벌 D램 생산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TSMC는 지진 발생 10시간 만에 공장 설비의 70% 이상을 복구했다고 밝혔다. 또 남부 타이난의 '팹18' 등 신설 공장의 복구율은 8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공장은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주력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김 연구원은 "최첨단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생산 계획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여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공장이 정상 가동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2㎚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산 요구가 늘어나고 있어 내년부터 5㎚ 이하 선단 파운드리 공정의 공급선이 TSMC 중심에서 삼성 파운드리로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작년 12%에서 2028년 24%로 2배 높아질 것으로 봤다.

아울러 그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공급망 다변화의 최적 대안으로 부상해 장기적으로 반사이익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이수페타시스, 가온칩스 등은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수혜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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