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총리는 TSMC 구마모토 1공장에 대해 “일본 전체에 큰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며 “현지 경제 성장이나 임금 인상, 고용 확대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공장의 현지 조달률이 2030년 6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규슈경제조사협회는 구마모토 지역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의 경제 효과가 2021년부터 10년간 10조5360억엔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웨이 CEO는 기시다 총리에게 구마모토 2공장과 관련, “1공장이 있는 기쿠요마치에 건설한다”고 밝혔다. 2공장 건설 계획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입지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2공장은 연내 건설을 시작해 2027년 말 가동할 계획이다. 일본 내에선 가장 첨단인 6㎚ 수준의 반도체를 생산한다. 일본 정부는 이 공장에도 7320억엔을 보조할 방침이다. 두 공장을 더하면 보조금만 1조2080억엔에 이른다. 기시다 총리는 “두 공장에서 고도의 기술 전문직 3500명 이상을 채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TSMC는 5일 입장문을 통해 “웨이퍼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의 설비가 대부분 복구됐다”고 발표했다. 전날까지 TSMC가 밝혔던 생산라인 복구율은 80%다.
TSMC는 세계 반도체 수탁생산 점유율이 60%에 이른다. 생산능력의 90%가 대만에 집중돼 있다. 일본은 미국과 힘을 합쳐 반도체 생산 거점을 분산해 공급망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최첨단 반도체 제조를 목표로 하는 자국 반도체업체 라피더스를 중심으로 공급체인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일본 물류기업인 일본통운은 자국 내 5개 지역에 반도체 물류 거점을 개설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일본통운은 연내 라피더스가 공장을 짓고 있는 홋카이도와 TSMC가 진출한 규슈에 거점을 신설한다. 이 신문은 “반도체 웨이퍼나 공장 기계 보수에 필요한 부품을 보관하게 될 것”이라며 “일본 내 거점 면적은 올해 말 28만㎡로 작년 말과 비교하면 7배가 된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를 경제안보상 중요 물자로 규정하고, 3년간 반도체 관련 예산 총 4조엔을 확보해 자국 내 공급망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발표할 공동성명에도 반도체 조달에서 특정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구축에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은 범용 반도체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주요 7개국(G7) 등 뜻을 같이하는 국가와 협력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31%인 중국의 범용 반도체 제조 역량이 2027년 39%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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