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09일 16:5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방탄소년단(BTS)를 세계적인 스타로 키운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과거 걸그룹 문제로 속앓이를 했던 적이 있다. 2012년 배출한 걸그룹 '글램'이 대표적이다. 30억원 안팎을 쏟아부었던 글램이 인기몰이에 실패하면서 하이브는 문을 닫을 뻔했다. 2021년에는 자회사 쏘스뮤직의 걸그룹 '여자친구'와의 계약 해지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버는 돈이 시원치않자 돌연 해체를 결정하면서다.
걸그룹 '흑역사'를 썼던 하이브는 2022년 작심 끝에 르세라핌과 뉴진스를 선보였다. 두 걸그룹은 금세 하이브의 기대주로 자리매김하면서 현금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이브 자회사 어도어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102억원, 3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491.7%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2021년 하이브의 자회사로 출범한 어도어는 SM엔터의 아트디렉터 총괄이사였던 민희진 대표가 이끌고 있다. 민 대표는 어도어 소속 5인조 걸그룹 뉴진스를 제작해 데뷔로 이끌었다.
뉴진스는 2022년 7월 22일 데뷔와 함께 인기몰이에 시동을 걸었다. 데뷔 앨범에 담긴 4곡 가운데 3곳이 음원 차트 10위권에 진입했다. 신곡이 나올 때마다 국내외 차트에 최상위권에 들면서 인기를 누렸다. 뉴진스가 대박이 나면서 어도어도 출범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상당한 규모의 흑자를 내면서 지난해 말 이익잉여금은 220억원에 달했다.
하이브의 다른 자회사인 쏘스뮤직은 걸그룹 '르세라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쏘스뮤직은 SM엔터 매니저로 일했던 소성진 대표가 2009년 세운 회사다. 이 회사는 하이브와 함께 제작한 글램의 실패로 존폐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1월 여자친구를 선보이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여자친구의 인기가 지지부진해지자 2019년과 2020년 연달아 순손실을 냈다. 쏘스뮤직은 여자친구를 해체하고 새 걸그룹 르세라핌 육성에 나섰다.
2022년 5월 2일 르세라핌은 데뷔와 동시에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르세라핌 덕분에 쏘스뮤직도 적자행진을 끝냈다. 쏘스뮤직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611억원, 119억원을 올렸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167.3%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재무구조도 개선했다. 2022년 말 자본총계가 -84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진입했다. 하지만 흑자전환에 따라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36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하이브는 지난달 25일에 신인 걸그룹인 아일릿을 선보였다. 걸그룹 흥행 행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아일릿은 하이브의 100% 자회사인 빌리프랩 소속이다. 하이브는 지난해 CJ ENM 등으로부터 빌리프랩 지분 52.5%를 1500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매입에 따라 하이브가 보유한 빌리프랩 지분은 47.5%에서 100%로 늘었다. 현재 아일릿과 보이그룹 엔하이픈 등이 소속돼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913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거뒀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