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 흥행 덕에 지난 3월 극장은 많은 관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통적인 비수기 기간인 3월 극장 매출액은 지난해 동월 대비 5.7%(366억원) 증가한 11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오기 전인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3월 매출액을 기록했다.
'파묘' 이후 개봉되는 작품들에 눈길이 쏠렸으나 손석구 주연의 '댓글부대'(누적 관객 수 81만명)는 기대만큼 크게 힘을 쓰지 못한 상황이다. 극장가는 오는 4월 개봉 예정인 '범죄도시4'에 다시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 이 사이를 비집고 한국, 미국, 일본발 슈퍼 IP(지식지산권) 파워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 관객들을 찾고 있다.
◆ 35억뷰 히트 웹툰 '유미의 세포들' 첫 극장판
지난 3일 개봉한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는 실 관람객 평점 8.85점을 받으며 절찬리 상영 중이다. 누적 조회 수 35억뷰를 기록한 인기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2015)의 첫 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언제나 1순위였던 사랑이와 걱정 많은 불안이의 균열로 혼란에 빠진 유미의 행복을 되찾아 주기 위한 전지적 세포 시점 프로젝트를 그렸다.
이번 작품은 네이버웹툰의 자회사인 스튜디오N과 '레드슈즈'등을 통해 놀라운 기술력을 입증한 로커스 스튜디오가 제작을 맡았다. 앞서 공개돼 화제가 된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에서 애니메이션 부분을 담당한 김다희 감독이 연출을 맡아 더욱 강력해진 귀여움으로 무장한 세포들의 매력을 선보였다.
이번 작품은 원작에서의 많은 이야기 가운데 ‘유미’의 행복을 응원하는 세포들의 서사를 중심으로 새롭게 각색됐다. 직장에서의 퇴사, 바비와의 불안한 관계 등 ‘유미’에게 닥친 여러 문제로 혼란에 빠진 세포 마을에서 세포들이 서로 갈등하고 힘을 합치며 난관을 헤쳐 나가는 모습은 공감과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 작품의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세포들의 세상과 드라마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처음 등장하는 ‘징크스 세포’다. 김 감독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멋진 캐릭터"라며 "드라마 제작 때보다 약간은 과장된 만화적 액팅을 추가해 캐릭터성을 나타냈다"고 귀띔했다.
이 영화는 대만,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몽골 등 주요 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남미, 프랑스, 영국, CIS 등 미주, 유럽권 및 전 세계 항공까지 총 76개국에 선판매돼 해외 관객들도 만날 예정이다.
◆ 푸바오 떠난 헛헛한 마음…'쿵푸팬더'로 달래볼까
우리나라에 푸바오가 있다면 미국엔 '쿵푸팬더'가 있었다. '쿵푸팬더'는 2009년 첫 시리즈를 개봉한 후 2011년 '쿵푸팬더2', 2016년 '쿵푸팬더3'를 선보여 국내에서만 시리즈 도합 약 13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세계적으로는 약 20억 달러의 수익을 낸 드림웍스 대표 캐릭터다.
9년 만에 돌아온 '쿵푸팬더4'는 모든 쿵푸 마스터들의 능력을 복제하는 빌런 ‘카멜레온’에 맞서기 위해 용의 전사인 자신마저 뛰어넘어야 하는 ‘포’의 새로운 도전을 담은 영화다. 이번 작품에서 포는 환상적인 모험 끝,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바로 용의 전사인 자신의 자리를 대신할 후계자를 찾고, 평화의 계곡 영적 지도자로서 스스로 자리매김하는 것.
메기 콘 드림웍스 대표는 이번 작품이 가장 감정적이고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했다. 모든 쿵푸 마스터들의 능력을 복제하는 빌런 ‘카멜레온’이 용의 전사인 자신마저 복제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어 최강 빌런들을 넘어 자신과의 대결을 하게 되는 ‘포’의 모습으로 더 커진 쿵푸 액션을 보여줄 예정이다. 새롭게 합류한 캐릭터이자 쿵푸 고수 ‘젠’과의 색다른 케미스트리를 선보일 예정이며, 평화의 계곡을 넘어서 주니퍼 시티라는 새롭고 환상적인 도시의 비주얼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동안 긴 시간 포의 목소리를 맡아 온 잭 블랙이 이번에도 목소리 연기에 이름을 올렸다. 잭 블랙은 "영적 지도자로서의 여정은 '과연 내가 해 낼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하게 한다. 항상 노력하는데 그 부분이 포를 멋지게 만든다"며 "시리즈를 함께하며 가장 보람찬 부분은 먹보 전사였던 포가 식욕만큼 큰 심장을 가진 영적 지도자로 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 추억 속으로...20년만에 돌아온 불혹의 '건담'
'기동전사 건담 시드 프리덤'이 이 일본 박스오피스를 휩쓸고 한국에 상륙했다. 건담 시리즈는 1979년 처음 세상에 나왔다.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은 "10~15세 아이들에게 새로운 생각의 씨앗을 심어주고자 건담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을 정도로 '건담'의 세계관은 방대하다.
이 영화는 수많은 시리즈 중 최신작인 '기동전사 건담 시드'의 극장판이다. '기동전사 건담 시드'는 건담 시리즈, 나아가 글로벌 건담 IP의 새로운 전성기에 강렬한 불을 지폈다. 화려한 볼거리와 스타일리시한 액션에 더해진 로맨스 스토리로 건담 팬들을 사로잡을 뿐 아니라 시리즈 사상 가장 많은 여성 팬층까지 유입한 프로젝트다.
20년 만에 돌아온 '기동전사 건담 시드 프리덤'은 유전자 조작으로 뛰어난 신체 능력과 두뇌를 갖춘 ‘코디네이터’와 자연 그대로 태어나는 ‘내추럴’ 두 인류 간의 운명을 건 결전을 그린 리얼 액션, 그리고 아이돌에 버금가는 인기의 캐릭터 로맨스가 더해진 애니메이션이다. 더욱 풍부해진 스토리와 독창적이고 섬세한 묘사를 통해 모빌 슈트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극대화해 건담 팬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는다.
일본 현지 개봉 후 개봉 첫 주와 3주차 박스오피스 1위, 10주 가까운 상영 기간 동안 TOP10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237만 관객 돌파, 흥행 수익 약 360억을 돌파하는 등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본격 관객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를 기다리는 팬과 함께 배급 과정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의견을 반영하는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개봉일도 관객의 요구로 확정되었고 팬덤의 열렬한 지지가 흥행으로 이어졌던 최근 애니메이션 작품과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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