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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소비자가 언제까지나 저렴한 서비스를 누리긴 어렵다는 점이다. 처음에 낮은 가격을 미끼로 고객을 늘린 뒤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 이를 무기로 가격을 올리는 게 플랫폼 업체의 일반적인 전략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그랬다.
쿠팡이 와우회원 구독료를 올린 건 그래서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수순이었다. 그럼에도 쿠팡이 한 번에 구독료를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나 올린 건 논란이 되고 있다. 쿠팡은 여전히 고객이 누리는 이득이 크다는 입장이다. 와우 회원은 비회원에 비해 연평균 97만원 상당의 비용 절감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구독료를 감안하면 연간 87만원가량 이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앞세워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쿠팡은 2021년에도 와우회원 구독료를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지만 가입자 수는 900만 명에서 1400만 명으로 오히려 더 늘었다. 쿠팡이 이번에도 고객 이탈이 없을 것이라 믿고 가격을 대폭 올렸을 것이다.
쿠팡의 가격 인상은 네이버쇼핑 등 다른 플랫폼 업체로까지 파급될 수도 있다. 여러 쇼핑앱에 동시에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커지게 된다. 쿠팡이 총선이 끝나기 무섭게 가격을 올린 것도 눈총을 받는 대목이다.
정부 압박에 숨을 죽이고 있던 소비재 기업들이 여당의 참패에 편승해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용석 논설위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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