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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자국 통신 인프라에서 외국산 칩을 퇴출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중국을 최대 고객으로 두고 있는 미국 인텔, AMD 등은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올해 초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등 국영 최대 통신사업자들에 2027년까지 외국산 칩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외국산 칩 대신 국내산 칩 사용률을 높이라는 취지다. 과거와 달리 중국산 칩의 성능이 안정화되고 품질도 향상된 결과 이 같은 조치가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긴장 관계가 고조됨에 따라 곡물부터 반도체까지 다양한 제품의 자체 조달에 힘써 왔다.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MS), 델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통신업계에 반도체 칩을 공급해 온 인텔과 AMD 매출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전했다. 각사에 따르면 중국은 인텔 매출의 27%, AMD 매출의 15%가 나오는 최대 시장이다. 차이나텔레콤이 작년 10월 구입한 인공지능(AI) 서버 약 4000대 중 53%가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로 구동되는 것이었다.
두 기업의 실적 전망은 이미 미·중 갈등에 의해 흐려진 상태다. 인텔은 작년 기준 연 매출의 6%에 해당하는 32억달러(약 4조4000억원)가 미 정부의 수출통제 관련 리스크에 노출돼 있으며, 향후 몇 년간 액수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AMD 역시 수출규제 시행 이후 중국의 매출 기여도가 22%에서 15%로 떨어졌다.
WSJ는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을 분열시키고 있는 미·중 ‘기술 전쟁’의 가장 최신 사례”라고 평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정부 기관에서 인텔·AMD의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탑재한 개인용 컴퓨터(PC) 및 서버 사용을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미국은 일찌감치 중국산 통신 장비의 수입을 제한하고 엔비디아·AMD 등 반도체 기업의 중국 수출을 막았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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