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품업체 엘케이엔지니어링은 2021년 매출 333억원에서 지난해 717억원으로 외형을 불렸다. 주력 생산품인 정전척(ESC)의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정전척은 반도체 제조장비에 웨이퍼를 정전기로 고정하는 부품이다. 지난해 수출액은 486억원으로 매출의 67.8%에 달한다. 중국 비중이 72%로 가장 높고 일본(12%) 미국(11%) 독일(3%) 싱가포르·대만(2%) 등으로 제품을 보낸다.
회사를 세운 이준호 대표(사진)는 수출을 크게 늘려 국가 경제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선정한 올해 1분기 ‘한국을 빛낸 무역인상’을 받는다. 경기 화성시 동탄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ESC 부품은 수입에 의존해왔는데 이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부품 수리 관련 기술특허를 낸 점 등이 성장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ESC의 핵심 기술은 웨이퍼와 맞닿는 부분인 세라믹이다. 원판 모양의 이 세라믹을 고순도로 굽고, 반도체 제조사가 원하는 사양으로 맞춤 설계하는 기술 등이 쉽지 않아 진입장벽이 높다. 이 대표는 “웨이퍼를 잡아주는 부품의 특성상 제조 과정에서 수율을 높이기 쉽지 않고 쉽게 마모될 수 있다”며 “여기에 착안해 ESC의 세라믹만 교체하는 수리(리페어) 사업에 도전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자사 제품뿐 아니라 글로벌 제조사 ESC의 세라믹 부분을 수리·교체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고순도 ESC, 온도를 맞춰주는 기능을 갖춘 히티드 ESC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가격이 1억~3억원대까지 올라간다. 이를 수리해서 쓰면 3000만~5000만원 정도만 든다.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ESC 리페어 사업을 한 건 우리가 처음”이라며 “ESC를 2000만~3000만원에 수리하기 시작하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에 처음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 대표는 고밀도 ESC, 히티드 ESC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15명이 근무하는 사내 기업부설연구소가 특허 출원에 한몫했다. 이 대표도 개발 과정에서 의견을 내는 등 적극 참여한다. 그는 “고부가가치 제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가량”이라며 “반도체회사들이 원하는 소재로 열전도율 등을 맞춰주는 고순도 ESC로 더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230억원이 넘었다. 이 대표는 “올해 대만 반도체 업체에 제품 판매를 시작하기 때문에 매출이 1000억원은 넘을 것”이라며 “오산가장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공장이 완공되면 내년부터는 기존 800장이던 월 세라믹 생산량이 2400장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