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18일 07: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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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2년여 전 공개 경쟁 입찰에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밀려 놓쳤던 티맥스소프트에 다시 눈독을 들이고 있다. 티맥스그룹이 스카이레이크에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해 티맥스소프트를 되사오도록 도운 뒤 웃돈을 주고 티맥스소프트를 다시 사오는 게 MBK파트너스의 전략이다. 다만 티맥스그룹의 재무적 우군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에 사실상 거래 우선권이 있어 MBK파트너스의 전략이 계획대로 진행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티맥스그룹 측에 티맥스소프트 인수 의사를 전했다.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을 만나 인수 의향을 직접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2021년 말 티맥스소프트 인수를 위해 스카이레이크, 베스핀글로벌과 '3파전'을 벌였으나 고배를 마셨다. 당시 스카이레이크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해 티맥스소프트를 품었다.
MBK파트너스가 2년여 만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건 스카이레이크와 티맥스그룹 사이에 맺은 콜옵션 행사 시점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당시 티맥스그룹은 티맥스소프트 경영권을 스카이레이크에 매각하면서 지분 매각 후 2년 뒤부터 2년 간 지분을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을 받았다. 이 콜옵션 행사 시점이 지난달 15일부터 시작됐다.
현재 티맥스그룹은 캑터스PE와 손잡고 티맥스소프트를 되사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캑터스PE가 티맥스데이터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 1조원의 자금을 투입하고, 티맥스그룹은 이 자금을 활용해 콜옵션을 행사해 티맥스소프트를 되찾아오는 계획이다. MBK파트너스는 이 과정에 끼어들어 티맥스그룹의 콜옵션 행사를 돕고 티맥스소프트를 더 비싼 값에 사겠다고 박 회장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건 티맥스소프트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티맥스소프트는 지난해 15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1483억원) 대비 5.3% 늘었다. 순이익은 2022년 438억원에서 지난해 588억원으로 34.2% 증가했다. 티맥스소프트는 국내 미들웨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캐시카우'로 꼽힌다.
MBK파트너스의 계획대로 티맥스소프트를 품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박 회장이 티맥스소프트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MBK파트너스에 이 회사를 넘기는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박 회장은 2년 전 스카이레이크에 티맥스소프트 경영권을 넘길 때도 반드시 되찾아오겠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캑터스PE가 이번 딜과 관련해 일종의 우선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MBK파트너스가 넘어야 할 산이다. 캑터스PE는 지난해 티맥스그룹에 운영자금 약 1000억원을 지원하는 등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도우며 우군 역할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이번 딜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약조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 회장 역시 캑터스PE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가 이런 상황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한 건 캑터스PE가 이번 딜을 위해 최대 1조원 규모로 추진하고 있는 펀딩에 실패할 경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펀딩은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캑터스PE에 공동 운용 펀드를 구성해 딜을 함께하자고 제안한 사모펀드(PEF) 운용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캑터스PE는 상반기 내 펀딩을 마무리하고 투자를 단행하고, 티맥스그룹은 이 자금으로 콜옵션을 행사해 티맥스소프트를 되사온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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