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월드IT쇼 2024’에서 열린 ‘글로벌 ICT 전망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은 AI 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행사장은 말 그대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행사장은 강연을 듣기 위한 인파로 가득했다. 서 있을 공간도 부족해 일부 관람객은 행사장을 둘러싸고 있는 가림판 틈새로 지켜보기도 했다.
하 센터장은 네이버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네이버의 AI사업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그는 AI가 막대한 파급 효과를 지닌 만큼 주권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센터장은 “이미 많은 분야에서 생성 AI 도입이 시작됐다”며 “모든 나라가 실리콘밸리 빅테크의 AI만 사용하게 되면 국가 정체성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 센터장에 이어 무대에 오른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도 AI 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독립운동 같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한 그는 “AI 주권을 지킬 수 있을지, 노력의 결과물이 외산으로 넘어가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더 넓은 시각에서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대표는 “잘 만든 차도 도로가 제대로 깔려 있지 않으면 빨리 달릴 수 없다”며 “AI 발전에 대비해 반도체는 물론 발전소를 비롯한 전력 공급 인프라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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