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16일(현지시간) “2% 인플레이션 확신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발언하자 시장이 동요하고 있다. 올 들어 전망치를 웃돌고 있는 미국 물가 상승률과 견조한 소비·고용 등에 사그라든 조기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의 불씨까지 꺼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올해 금리 인하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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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연 5%를 넘어섰다가 전날 대비 0.02%포인트 오른 연 4.964%로 거래를 마쳤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오른 연 4.657%에 마감했다. 증시는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S&P500지수는 0.21% 내린 5051.41, 나스닥지수는 0.12% 내린 15,865.2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지수는 0.17% 오른 37,798.97을 기록했다.
다른 Fed 인사들도 연이어 긴축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필립 제퍼슨 Fed 부의장은 이날 “Fed 내부 예측으로는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폭이 2.7%에 달해 월가 전망치(2.5%)보다 높다”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둔화하지 않으면 지금의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더 오래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PCE 가격지수는 Fed가 금리를 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참고하는 물가지수로 꼽힌다.
대형 금융회사들도 고금리가 더 오래 지속된다는 방향으로 속속 전망을 바꾸고 있다.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던 골드만삭스는 인하 횟수가 두 차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을 바꿨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도이체방크는 Fed가 연내 금리를 한 번만 내릴 것이라고 예상을 수정했다. 뱅가드 자산운용은 Fed가 연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 선물시장에선 Fed가 다음달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한다는 데 베팅하는 투자자가 나타나면서 전날까지 0%였던 5월 금리 인상 확률이 1.6%를 기록했다. 6월 금리 인상 확률도 1.3%로 나타났다.
다만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선 “제약적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시간을 더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현일/김인엽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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