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 사태가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확산하자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이 패키지 안보 지원안을 3개 지원 대상별로 분리하고, 소셜미디어 틱톡 강제 매각 법안을 추가해 총 4개 법안을 상정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적극 추진하는 우크라이나 지원안도 외면할 수 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4개 법안 중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에 반대표(찬 311·반 112표)가 가장 많이 나왔지만, 양당 하원 의석 구도(공화 218·민주 213석)를 감안하면 공화당 의원의 절반 정도가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에 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법안 통과를 주도한 존슨 의장은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로부터 불신임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우리의 일을 했다고 생각하며 역사가 잘 판단할 것”이라고 결연한 자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임시예산안에 초당적 합의를 끌어내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위기를 모면하게 했다가 미 의회 234년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 의장에서 해임된 케빈 매카시 공화당 의원의 말을 연상케 한다. “미국 국민을 대변하기 위해 나를 위험에 빠뜨려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미국 의회에는 “정치는 국경선에서 멈춰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정쟁이 외교·안보 문제로까지 번져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22대 국회의 유력한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의장은 중립이 아니다. 그냥 가만히 있다든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벌써부터 다음 국회의 앞날이 걱정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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