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찍으면 코스피는…" 과거 사례 봤더니

입력 2024-04-22 16:45   수정 2024-04-2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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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 불안과 유가 급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하면서 코스피지수도 널뛰기하고 있다. 증시가 불안해지며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환율 급등이 오히려 매수할 기회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달러당 1379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지난 16일 1394원50전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후 최근 138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5.63% 하락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 지난주(4월15~19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519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직전 2주(4월1~12일) 동안 외국인은 3조340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지난 16일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이스라엘-이란 분쟁이 격화한 것도 외국인이 자금을 빼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보면 환율 급등이 오히려 '저점 매수'할 기회라는 조언하고 있다. 과거 환율이 1400원대를 넘긴 시기를 보면 1년 뒤엔 지수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외환위기가 온 1997년 12월 원·달러 환율은 1964원80전까지 치솟았다. 경제 위기가 닥치면서 코스피지수는 1997년 12월 말 전년대비 반토막난 376.31을 기록했다. 그러나 1998년 말에는 562.46까지 49.4% 반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0월에도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재차 넘겼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코스피지수는 10월24일 938.75까지 밀렸으나 1년 뒤인 2009년 10월 말에는 1580.69까지 회복했다.

2022년 미국 기준금리 급등으로 환율이 치솟았을 때도 비슷했다. 2022년 10월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까지 치솟자 코스피지수는 10월13일 2162.87까지 밀렸다. 1년 뒤인 2023년 10월13일 코스피지수는 2456.15로 13.5% 올랐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과 같은 수출 중심 국가에 서는 통화가치가 급락하면 수출 가격 경쟁력이 올라 펀더멘탈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린다"며 "또 환율은 시차를 두고 하락하는데 이때 해외 투자자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주식 시장에 진입해 상승장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추가 하락할 경우 분할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코스피지수가 일시적으로 하락할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수준으로 회복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은 최근 10년간 평균 10.9배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2530을 밑돌면 PER은 10배 미만이 돼 저점 매수의 기회가 생긴다"며 "최근 낙폭은 컸지만 이익 전망치가 오르는 반도체, 자동차 등의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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