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EB 2850억 발행…GPU 매입대금 조달

입력 2024-04-22 18:07  

이 기사는 04월 22일 18:0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2억580만달러(약 28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 이번 EB는 자기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발행한다. 조달한 자금은 인수·합병(M&A) 자금과 인공지능(AI) 반도체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매입자금 등으로 쓴다.

카카오는 자사주 460만주(지분 1.03%)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B 2억580만달러어치를 발행한다고 22일 발표했다. EB는 기업들이 보유한 자사주를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EB 투자자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발행한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고, 교환을 원하지 않으면 채권 금리를 받고 만기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이날 청약을 받아 29일 발행할 예정이다. 주당 교환가격은 6만1965원으로 설정됐다. EB 만기는 5년이며 6월9일부터 주식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주관사는 UBS다. EB 만기 금리는 연 2.5%다. 이 사채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다.

카카오는 투자금 마련 등을 위해 EB 발행에 착수했다. EB 투자금 가운데 1850억원은 타법인 인수자금, 나머지 10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1850억원 규모의 타법인 인수자금에 대해 "플랫폼과 AI, 콘텐츠 강화를 위한 M&A와 합작법인(JV) 설립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운영자금 1000억원은 내년까지 AI 서비스를 위한 GPU·서버 구매에 쓰기로 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번 EB 발행 향방에 대해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영향이다. 통상 EB를 매입하는 기관투자가는 롱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해외 헤지펀드다. 롱쇼트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매수(롱)하고, 그 반대일 때는 매도(쇼트)하는 투자전략이다. 이들 헤지펀드는 통상 EB를 사들이는 동시에 해당 주식에 대해 공매도를 하면서 차익거래로 수익을 올린다.

하지만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이들 헤지펀드의 EB 수요도 끊겼다. 그만큼 지난해 11월 이후 한국 기업의 외화 EB도 자취를 감쳤다. 공매도 규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카카오가 EB 투자자를 어떻게 확보할지가 IB업계의 관심사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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