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차값은 자연산 횟값"…고무줄 가격에 팬덤 흔들

입력 2024-04-22 18:13   수정 2024-04-30 16:15

“수입차업계에선 테슬라를 ‘자연산 회’라고 부릅니다. ‘시가’를 적용하는 회처럼 하도 자주 차값을 바꾸다 보니 이런 말이 나오는 거죠.”(한 수입차 딜러)


테슬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 달 전 올린 차값을 다시 내려 빈축을 사고 있다. 가격을 올린 시점에 차량을 넘겨받은 고객들은 테슬라의 변덕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테슬라는 21일(현지시간) 유럽과 중동·아프리카에서 ‘모델3’의 후륜 모델 가격을 2000유로(약 295만원) 내렸다. 미국에선 ‘모델Y’ 등 주력 모델 3종의 판매가격을 2000달러(약 280만원) 인하했고, 중국 시장에서도 전 차종 가격을 1만4000위안(약 270만원) 떨어뜨렸다.

지난달 중순 미국과 유럽에서 모델Y 가격을 1000~2100달러씩 올린 지 한 달 만에 정반대 결정을 내린 것이다. 테슬라는 당초 중국에서도 이달 1일부터 모델Y 가격을 5000위안(약 92만원) 올리는 동시에 8000위안 상당의 보험 보조금 지급도 중단했다. 차값을 1만3000위안 올린 지 한 달도 안된 시점에 1만4000위안 내린 것이다.

테슬라가 올린 차값을 다시 내린 건 그만큼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지난 1분기 인도량은 4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특히 중국에선 작년 1분기 10.3%였던 점유율이 3월 3.7%로 폭락하면서 1위 자리를 중국 기업 비야디(BYD·점유율 15.4%)에 내줬다. 이로 인해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40% 떨어졌고, 1만5000명 감원에 나섰다.

수입차업계에선 테슬라의 ‘고무줄 가격 정책’이 소비자 신뢰와 충성도를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테슬라는 국내에서도 2월 환경부가 전기차 보조금 전액 지급 기준을 5500만원 미만으로 결정하자 5699만원이었던 모델Y 가격을 아무런 설명 없이 5499만원으로 낮췄다. 이런 조치에 “그동안 200만원 비싸게 팔았던 거냐” “일찍 구입한 사람은 헛돈 200만원을 쓴 거냐”는 등의 비판을 받았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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