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 대비 3원 하락한 1379원20전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 1394원50전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후 최근에도 138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환율 영향으로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이날까지 4.2% 하락했다.
외국인은 지난주(4월 15~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51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직전 2주(4월 1~12일) 동안은 3조3404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16일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중동 정세 불안, 유가 급등까지 겹치자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론 환율 급등이 오히려 ‘저점 매수’할 기회라고 조언했다. 과거 환율이 1400원대를 넘긴 시기를 보면 1년 뒤 지수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외환위기가 온 1997년 12월 원·달러 환율은 1964원80전까지 치솟았다. 코스피지수는 1997년 12월 말 전년 대비 반토막 난 376.31을 기록했다. 그러나 1998년 말에는 562.46으로 49.4% 반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0월에도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재차 넘겼다. 코스피지수는 2008년 9월 말 1448.06에서 10월 24일 938.75로 35.1% 급락했다. 1년 뒤인 2009년 10월 말에는 1580.69까지 회복했다. 2022년 10월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로 치솟을 때도 코스피지수는 9월 13일 2449.54에서 10월 13일 2162.87로 밀렸다. 1년 뒤인 2023년 10월 13일엔 2456.15까지 올라왔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과 같은 수출 중심 국가는 통화가치가 급락하면 수출 가격 경쟁력이 올라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린다”며 “또 환율은 시차를 두고 하락하는데 이때 해외 투자자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주식시장에 진입해 상승장이 조성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면 분할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코스피지수가 내려갈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수준으로 회복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2530을 밑돌면 PER은 10배 미만이 돼 저점 매수 기회가 생긴다”며 “낙폭은 컸지만 이익 전망치가 오르는 반도체, 자동차 등의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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