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 무순위 청약(줍줍)에 2만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렸다. 후분양 단지라 이른 시일 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점, 입주 시기가 인근 대단지와 겹친다는 점 등 악조건을 딛고 흥행한 셈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는 전날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14가구 모집에 2만1429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1530.64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선 47가구 모집에 4374명이 몰렸는데, 이보다 4배가 넘는 청약자가 몰린 셈이다.
청약자들이 몰린 이유는 시세 차익 때문이다. 층별 분양가는 △2층 12억9300만원 △3~4층 13억2220만원 △7층 13억3570만원 △8~10층 13억5180만원 △11~13층 13억6800만원이다. 둔촌동 예비 대장 단지로 꼽히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전용 84㎡ 입주권은 최근 21억원에 팔렸는데, 이와 비교하면 수억원의 차익이 예상된다.
정숙희 내꿈사 대표는 "올림픽파크포레온 가격을 따라간다고 가정했을 때 약 80%까지는 따라갈 것으로 본다"며 "수억원의 차익은 기대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악조건을 딛고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단지는 후분양 아파트라 자금 조달 일정이 빡빡하다. 입주 시기인 오는 11월까지 잔금을 모두 치러야 한다. 실거주의무가 없어 전세를 놓아 잔금을 치를 수 있지만 입주 시기가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과 겹친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사업주도 이를 의식한 탓인지 이번 무순위 청약 입주자공고문을 내면서 "'묻지마 청약'으로 인한 실수요자들의 당첨 기회 상실을 최소화하고자 한다"며 "계약 시 10% 일시납, 분양권 전매 금지 등 조건을 충분히 확인하고 청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전국구 청약으로 확대되면서 각종 조건을 수용할 수 있는 청약자들의 범위도 넓어졌다"며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공급에선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번엔 완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완판까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최근 공사비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특히 서울에선 신축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샵 둔촌포레는 오는 25일 당첨자를 발표하고 3일부터 계약을 진행한다. 계약할 때 분양가, 발코니 확장비, 시스템 에어컨 등의 비용 10%를 납부하고 1, 2차에 나눠 중도금 30%를, 입주 지정일에 잔금 60%를 내는 조건으로 계약이 진행된다.
한편 더샵 둔촌포레는 둔촌현대1차를 리모델링한 단지다. 국내 최초 별동 증축을 통해 가구 수를 늘렸다. 기존 5개동(498가구)은 가구당 면적을 넓히고 3개동(74가구)을 새로 지었다. 일반분양 물량은 모두 새로 지어진 3개동에 속해 사실상 신축 아파트나 다름없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