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우려에 '강제매각법' 서명 해놓고…바이든 대선 캠프 "계속 틱톡 쓸래"

입력 2024-04-25 08:25   수정 2024-04-25 08:26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반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 강제매각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법안에 공식 서명했지만, 대선 캠프는 앞으로도 틱톡을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해당 법은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권 매각에 대한 것"이라는 게 백악관의 입장이며, 바이든 대통령 대선 캠프는 "틱톡 게시글을 별도 기기에서 사용하는 것을 포함해 틱톡 사용시 고급 보안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틱톡 계정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캠프 관계자는 틱톡 사용에 대해 "가능한 많은 영역에서 유권자에게 접근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에서 디지털 전략 사무실을 운영했던 롭 플래허티 대선캠프 부책임자는 "사람들이 대통령에 대해 정보를 얻는 곳을 차단한다면 우리는 어리석은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틱톡은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모기업이다. 미국 정치권은 그동안 틱톡 등 중국 기반 플랫폼을 통해 개인 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는 의혹을 지속해서 제기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부터 틱톡 규제가 시작됐고,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그 강도를 높여 지난해 연방 정부가 사용하는 모든 전자 기기에서 틱톡 앱 삭제를 지시했다. 또한 상당수 주(州) 정부에서도 정부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미국프로풋볼(NFL) 수퍼볼이 열린 지난 2월 11일 틱톡 계정을 개설하고 첫 번째 게시물로 NFL과 관련한 질의응답으로 시작되는 27초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바이든 선거캠프의 틱톡 계정 운영을 두고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의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지지층의 핵심인 젊은 층에 확실한 기반을 구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틱톡 계정 개설이) 이뤄졌다"고 해석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 등에 130조원 규모의 안보 지원을 하고 중국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최장 360일내에 강제 매각토록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1년 이내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에서 서비스를 금지하도록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 서명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나는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경 안보 법안을 제안해 협상했고, 동의했으며 그것은 이 법안에 포함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틱톡 강제 매각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틱톡 강제매각법에 서명했음에도 대선 캠프에서는 이를 계속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65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하며 'Z세대 역사가'로 불리는 칼릴 그린은 "선거 목적으로 틱톡을 사용하면서도 바이든 정부가 틱톡 금지를 지지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지적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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