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 단체가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신임 위원장 임명 촉구에 나섰다.
26일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영화 관련 18개 단체들(이하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 이하 영화인연대) 측은 "영진위가 장기간 수장인 위원장을 뽑지 못해 직무대행 체제로 운행되는 파행을 겪고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신임 위원을 임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성명서를 냈다.
연대 설명에 따르면 9인 위원 중 2인의 임기가 지난 1월 8일 종료했으나 위원 임기를 마친 박기용 전 위원장이 1개월 연임하고 1월 31일 퇴임함에 따라 현재까지 3개월째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연대 측은 "코로나 팬데믹의 후유증을 크게 겪은 한국 영화계는 현재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영진위의 2024년도 예산이 대폭 삭감되며 영화계 전체가 얼어붙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영화제들은 지원 예산이 큰 폭으로 삭감되고 지원 영화제의 숫자까지 10개로 제한되는 등 엄혹한 상황을 맞고 있다. 독립·예술영화 창작과 유통을 위한 예산과 영화기획 및 제작을 위한 지원금도 매우 축소되었으며, 애니메이션 예산과 지역 예산처럼 아예 전액 삭감된 항목도 부지기수다. 이는 올해 영화계 전체에 큰 파문을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대 측은 문체부 장관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8조 ②항에 따라 ‘영화예술 및 영화산업 등에 관하여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중에서 신임 영진위원 2인을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화계와 영화단체 등은 지난 4분기부터 문체부의 요청에 따라 영진위원 후보를 추천했으나 문체부는 지난 1월 8일 영진위원 2인의 임기 만료 후 거의 4개월째 신임위원 임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언제 임명할 것인지, 어떤 이유로 임명이 늦어지고 있는지 제대로 된 설명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영진위에서는 위원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신임 사무국장 임용 예정 공지를 했다가 절차를 중지하는 논란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위원장 직무대행과 위원회의 협의 과정과 동의 여부를 두고 혼란이 빚어졌던 것"이라며 "이러한 영진위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여러 잡음은 한국 영화 진흥을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할 영진위의 위상을 심각하게 추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계에서 5월은 영진위가 내년 예산을 세우고 의결하는 중요한 시기다. 연대 측은 한국 영화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영화계가 힘을 합쳐 노력해도 부족한 이때, 문체부는 한국 영화 진흥을 책임질 영진위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영진위의 리더십 공백을 장기간 방치하며 영진위와 영화산업의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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