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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주식에 대한 ‘중립’ 의견을 6년 넘게 고수해 온 월가의 한 애널리스트가 투자 의견을 상향했다. 애플 주가가 너무 많이 내렸다는 판단에서다. “쌀 때 사라”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의 투자 법칙을 되새겨야 하는 시점이라는 조언이다.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29일(현지시간)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시장수익률’(market perform)에서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조정했다.
시장수익률 의견은 주가가 시장 평균 수익률과 유사한 수준에 머물 것이란 전망에 기반한 것으로, 중립을 뜻하는 보유(hold)에 속한다.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은 해당 주식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란 관측에 기반해 매수(buy)를 권한다는 의미다.
번스타인이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올려 잡은 건 2018년 2월 이후 처음이다. 2006년 11월 시장수익률 의견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한 뒤 2008년 10월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했다가 10년 뒤 다시 하향했다.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이날 공개한 ‘공포에 사라’는 제목의 메모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 후 보유’(buy and hold) 전략을 구사하기로 잘 알려진 버핏 회장도 애플에 대해선 비교적 쌀 때 사고 비쌀 때는 신중하게 정리해 왔다”며 “우리도 버핏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적었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24년 추정 수익의 26.4배, 2025년 추정 수익의 22.9배다. 버핏 회장은 통상 애플 PER이 25배를 밑돌면 매집하고, 30배를 넘으면 던지는 경향을 보여 왔다. 그는 2016년부터 애플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해 현재 벅셔해서웨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50%를 애플에 붓고 있는 주요 주주다.
올해 들어 S&P500지수가 6.9% 오르는 동안 애플 주가는 12%가량 하락했다.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아이폰15 판매 부진과 중국에서의 매출 둔화 등이 애플 주가를 과도하게 끌어내렸다고 봤다. 그는 “중국 실적 부진은 구조적이라기보다는 순환적”이라며 “중국은 과거부터 전체 시장 대비 변동성이 컸다”고 분석했다.
오는 9월로 예상되는 아이폰16 출시가 애플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거란 관측도 내놨다. 과거 신규 모델 출시를 앞두고 애플 주가가 강세를 보였던 적이 17번 중 15번에 달했다는 점에서다.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교체 주기 도래에 따른 순풍과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 탑재 등이 강력한 주기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내년 아이폰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10% 늘어난 2억48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각각 4169달러, 7.4달러로, 시장 전망치 평균(4121억달러, 7.13달러)을 웃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일 대비 2.48%(4.2달러) 오른 173.5달러에 마감했다. 상승 폭은 약 2주 만에 최대였다. 번스타인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195달러이며, 목표주가 중간값은 200달러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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