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8일 한국금융지주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1분기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금융지주는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3404억원, 영업이익 381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18% 늘어난 수치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별도 기준 순이익은 28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하며 전체 그룹의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분기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전분기 대비 32% 증가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시장 점유율이 0.4%포인트(p) 상승했다"며 "그 영향으로 위탁매매 수수료 이익이 같은 기간 4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주식시장 여건이 개선되면서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수수료 이익이 늘어났다"며 목표주가를 7만8000원에서 8만2000원으로 높여 잡았다. 이어 "다만 저축은행과 캐피탈, 파트너스 등 3개 주요 자회사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2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투자은행(IB) 부문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IB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 대비 56.3% 늘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채권발행시장(DCM) 부문 실적 개선에 따라 전통적인 IB 실적이 회복됐다"며 "전년 동기 대비 채권 인수 및 주선 수수료가 67.1%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문 신규 거래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올해 2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가 확실히 해소되지 않아서다. 전배승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PF 익스포져(리스크에 노출된 금액)가 여전히 크다"며 "PF 정상화 방안 발표가 예정된 2분기 이후 이와 관련한 비용이 추가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2022~2023년 대비 추가 손실 우려는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안 연구원은 "현재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로 오랜 기간 억눌린 상황"이라며 "부동산 업황 부진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고, 당국의 PF 정상화 방안 시행을 앞둔 점을 감안하면 관련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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