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막는다며 주 1회 도는 방범 순찰

입력 2024-05-09 18:12   수정 2024-05-10 00:30

‘경복궁 낙서테러’ 재범을 막기 위해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5개월 만에 내놓은 ‘하루 2시간 방범 순찰’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논란이 제기된다.

서울 종로경찰서·종로구청·문화재청 등은 지난 8일 낙서테러 재범 대책안으로 ‘담벼락 순찰대’를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다음달 2일까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경복궁 일대를 주 1회 순찰한다. 주범을 검거하지 못한 상황에서 주 1회 순찰로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16~17일 두 차례 경복궁 벽면 등에서 스프레이 낙서가 발견됐고 검거된 10대 피의자들은 재판에 넘겨졌으나 경찰은 주범을 현재 못 잡은 상태다.

당시 문화재청은 복원 비용에 총 1억원가량을 썼다. 영하 20도의 추운 날씨에 하루 평균 29.3명이 투입돼 복구 작업에 나섰다. 레이저 세척기와 스팀 세척기, 블라스팅 장비 등 전문 장비가 동원됐다. 당시 문화재청은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관련 수사는 마무리되지 않았다. 1차 사건 당시 10대 피의자들은 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운영자 ‘이팀장’으로부터 낙서 사주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팀장은 사이트 홍보를 위해 10대 피의자를 속인 주범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추적에 나섰으나 보안이 철저한 텔레그램 등을 활용한 탓에 추적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손해배상 절차도 늦어지고 있어 문화재청이 투입한 비용을 제대로 돌려받을지도 미지수다. 복원 작업은 넉 달 만인 지난달 24일 끝났다. 현재 감정평가법인에 정확한 비용 산정을 의뢰했다. 하지만 주요 피의자 2명이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는 10대이고, 주범을 검거하지 못하고 있어 비용 청구 절차가 간단하지 않다.

설도환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주범이 검거되지 않았고, 미성년 피의자가 있는 점 등을 종합했을 때 손해배상 절차가 실효성 있게 진행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희원/조철오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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