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모으는 슈퍼리치…금값 오르고 절세 효과

입력 2024-05-10 18:32   수정 2024-05-20 16:57

금을 현물(골드바)로 사들이는 고액 자산가가 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안전 자산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으면서 금이 피난처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10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고액 자산가가 금에 투자하는 비중은 20%에 달했다. 부자 5명 중 1명은 금에 투자하고 있다는 의미다. 연령별로는 40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금을 활용한 투자에 나섰다.

고액 자산가의 84%가 골드바 등 실물 형태를 보유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 외에도 금 통장, 금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10%대로 금 투자에 활용됐다. 금 투자를 하고 있는 고액 자산가의 절반 이상은 향후 1년 이내에 추가로 사들일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금 가격은 오름세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물 금 선물 가격은 2340.30달러에 마감했다. 전날까지 2거래일 연속 소폭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서만 12% 이상 뛰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 상승세는 이제 본격화됐다”며 “단기적인 금 가격 조정은 ‘장기 투자 비중 확대를 위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액 자산가들이 골드바를 선택하는 이유는 절세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골드바를 살 때는 부가세 10%와 매입량에 따라 5% 내외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다만 매매차익에는 비과세가 적용된다. 금 통장, 금 펀드, 금 ETF 등은 수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별도 등록 절차가 필요 없어 자녀에게 상속, 증여하는 데도 유리하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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