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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부광약품 단독 대표에 선임됐다. 시행착오도 꽤 겪었다.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이 회장은 “복제약 영업 위주의 현재 구조로는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신약 개발 능력이 있는 한미약품으로 눈을 돌린 이유다. 하지만 이 회장은 한미약품 주주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하면서 ‘9부 능선’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국내에서의 뼈저린 실패는 오히려 이 회장의 열정에 더욱 불을 붙였다. 미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 회장은 “동남아시아 제약 기업도 투자 대상 목록에 올려놨다”며 “시가총액이 5억달러 정도인 회사”라고 소개했다. “동남아 제약사엔 지분을 인수하거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회장은 “OCI그룹의 현금 유동성을 감안해 미국과 동남아 중 한 곳에만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이날 OCI가 운영하는 사업의 내실을 다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OCI홀딩스의 주력 사업인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설명이다. OCI홀딩스는 지난달 말레이시아에 최대 2조원을 들여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 기지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027년까지 8500억원을 투입해 현지 회사인 OCIM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연 3만5000t에서 5만6600t으로 늘리기로 했다.
OCI는 이와 별도로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 회장은 “2005년 세계 태양광 발전 용량은 0.5기가와트(GW)에 불과했지만 2030년에는 1000GW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25년 만에 2000배 커지는 시장을 놓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생산단지를 기반 삼아 중국 기업과 맞붙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이 회장은 자신의 투자 원칙도 밝혔다. “재무 구조가 탄탄한 기업을 만드는 일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값이 20%를 넘는 사업구조를 짜는 게 기본적인 경영지침”이라며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때도 ROE와 영업이익률이 각각 20%를 넘기는 사업에만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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