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초안이 발의된 지 3년 8개월 만에 모든 입법 절차가 마무리된 것이다. 이 법안은 준비 기간을 거쳐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협정은 망명 신청 자격을 갖추지 않은 이들의 신속한 본국 송환과 회원국 간 수용 분담 등을 규정하고 있다. 기존에는 망명 심사 절차가 1년 가까이 걸렸으나 앞으로는 최대 12주로 단축된다. 특히 심사 기간 동안에는 개별 사례에 따라서 구금될 수도 있다. 자격을 갖추지 않은 불법 이주민은 그 즉시 본국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했다. 신속한 추방을 위한 법적 근거인 셈이다.
의무적 연대 조항으로 불리는 난민 수용 분담은 난민이 몰리는 그리스, 몰타, 이탈리아 등 ‘최전선 국가’의 부담을 완화하고 해마다 약 3만명의 난민을 분산수용하기 위한 대책이다. 회원국들은 특정 국가에 몰린 난민을 직접 수용하거나 아니면 수용을 거부할 때마다 2만유로(약 3000만원)를 내야 한다. 기존 규정(더블린 조약)은 난민이 처음으로 발을 디딘 EU 회원국이 망명이나 난민 신청을 받는 방식이어서 그리스 등의 불만이 컸다.
수년간 지지부진하던 이민협정이 갑자기 속도를 낸 배경에는 내달 6~9일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가 있다. 이민자가 늘어나는 데 대한 불만을 정치적으로 소화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집행위는 이날 이사회가 승인하면 내달 중 공통 이행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폴란드와 헝가리가 강제분담 조항에 반대하고 있어 시행 초기에는 혼란이 예상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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