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되자 당 안팎에선 ‘강성 일변도’를 외친 추 당선인에 대한 비토 정서가 이변을 만들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우 의원도 추 당선인에 비해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을 뿐 강성 친명계(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후보 출마 일성으로 “국회법이 규정한 중립의 협소함을 넘어서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당선 인사에서도 우 의원은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다”며 탈중립을 선언했다.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제어하는 역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 의원은 강성에 가까운 행보를 보여왔다. 당내에서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지난 대선 때는 이재명 대표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했다. 기본소득 등 이 대표가 내세운 ‘기본시리즈’ 공약을 지원하는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맡고 있다. 국회의장 후보들이 한참 ‘명심(이 대표 마음) 마케팅’을 벌일 때 “이 대표가 나에게 ‘형님이 적격이죠’라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후보 선거를 앞두고는 “검찰개혁 시즌3를 추진하는 책임 의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등 야권은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9개 법안을 재발의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국회의장은 본회의 개의와 법률안 ‘직권상정’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의장의 협조가 있으면 민주당이 발의한 각종 특검법과 여당이 반대하는 법안의 본회의 통과가 한층 수월해진다.
이날 우 의원은 개헌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권력구조 개편 문제, 입법부 삼권분립을 분명히 하는 문제들을 개헌안에 당연히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선거 결과에 대해 “이게 당심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대표실을 찾은 우 의원에게 “기계적 중립이 아니라 민심에 중심을 두고 국회를 운영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종우/정상원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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