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에 죽은 줄 알았던 아들, 27년 간 이웃집에 있었다

입력 2024-05-17 09:49   수정 2024-05-17 10:02


17세에 실종돼 사망한 것으로 알았던 남성이 27년 동안 이웃집 지하실에 갇혀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홉 형제 중 한명인 오마르 빈 옴란(45)은 지난 1998년 알제리 젤파 시에서 직업학교로 가던 도중 실종됐다. 가족들은 그동안 아들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10년간 지속된 북아프리카 정부와 이슬람 반군 간 내전 중에 사망했을 것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오마르는 27년 만에 자신의 집에서 불과 200여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이웃집 지하실의 건초더미 아래에서 발견됐다. 그를 구출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은 사회관계망네트워크(SNS)를 통해 공유됐다. 영상에서 그는 머리에 지푸라기를 뒤집어쓴 채 자신을 둘러싼 수색대에 놀란 듯 위를 올려다봤다.

그는 익명의 제보를 통해 기적적인 탈출을 할 수 있었다. 지난 12일 현지 검찰은 엘 자지드 있는 국립 헌병대 지부를 통해 '약 30년 전에 실종된 오마르 빈 옴란이 바로 옆집의 양우리 안에 갇혀 있다'는 제보를 접수했다. 이에 따라 경찰관과 가족들이 해당 이웃집에 방문했을 때 죽은 줄만 알았던 오마르가 발견됐다. 용의자인 집주인도 도주하려다 체포됐다.


다만 오마르의 어머니는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한 채 2013년 이미 세상을 떠났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오마르는 지하실에 감금돼 있을 때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젤파 경찰은 "오마르가 구출된 후 심리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 "가해자는 엄중한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실종 기간이 거의 30년에 가까운 이번 사건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납치 사건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된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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