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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앞둔 17일 금요일 오후 4시 서울 신용산역 버스 정류장. 서울 동작구민 한정민 씨(35)는 인천국제공항까지 가는 공항리무진 6001번을 기다렸다. 30~40분에 한 대씩 오는 다른 노선과 달리 10분 간격으로 다니는 6001번을 타면 공항에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묵는 호텔이 몰려 있는 명동, 충무로, 서울역 등을 지나온 버스는 이미 만석이었다. 한씨는 서둘러 공항철도를 탈 수 있는 서울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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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7개 공항을 거쳐 간 여객은 1232만2315명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4월 여객 수(1301만8518명)의 94.6%다. 반면 인천과 김포공항에서 서울 도심을 오가는 버스는 현재 37개 노선, 346대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42개 노선, 414대가 다니던 것과 비교하면 83%에 그친다. 6000번(잠실역~김포공항), 6021번(동대문~김포공항), 6030번(크라운호텔~인천공항)은 멈춰 섰고 잠실 롯데월드호텔에서 출발해 김포공항까지 가는 6706번과 인천공항~김포공항을 오가는 6707번 노선은 폐지됐다.
김포와 인천공항에서 서울 시내로 진입하는 공항버스는 민간 회사 한국도심공항, 한국공항리무진, 서울공항리무진, 공항리무진 등 네 곳이 나눠 운영한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0년 2월 운행이 중단됐다가 2022년 5월부터 일부 노선이 운영을 재개했지만 아직 모든 차량이 도로로 돌아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 개 업체 중 규모가 가장 큰 공항리무진 관계자는 “회사는 팬데믹 3년 동안 약 400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했다”며 “기초체력이 많이 떨어져 관광객이 늘었어도 투자를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른 교통수단 대비 공항리무진을 선호하는 시민 사이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선 면허를 내주는 서울시가 나설 수는 있지만 버스 증차와 배차 간격 조정은 회사의 고유 업무라 증차를 강요할 수도 없다.
업계는 차량을 무작정 늘렸다가 팬데믹 때와 비슷하게 관광 수요가 위축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또 승객이 몰리는 주요 시간대와 명동·홍대·동대문 등 일부 노선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에서는 이용객이 적어 수지타산이 맞지 않은 점도 증차가 쉽지 않은 요인이다.
공항리무진 관계자는 “당장 차량 수를 늘리는 건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버스를 집중적으로 투입해 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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